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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픽스-자살, 인과관계 규명 가능할까
[ 2008년 01월 11일 22시 00분 ]
최근 화이자의 금연보조제 챔픽스 복용 후 자살한 사례가 발생하자 식약청이 챔픽스 부작용에 자살을 추가했다. 하지만 챔픽스와 자살의 인과관계에 대해서는 규명하지 못해 논란의 여지는 남아있다.

식약청은 11일 “챔픽스를 복용하는 동안 금연을 시도한 환자들에서 우울증, 초조, 행동변화, 자살관념, 자살이 보고된 바 있다”며 챔픽스의 허가사항을 변경토록 화이자에 지시했다.

이에 한국화이자는 “자발적인 부작용 보고만으로 약물과의 인과관계를 평가하기는 매우 어렵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다른 치료제와는 달리 챔픽스의 시판 후 이상반응에 대한 보고는 자발적으로 불특정 다수에 의해 접수되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화이자에 따르면 자발적 보고는 약의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추가 연구를 실시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하기 때문에 약물의 안전성 정보를 수집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정해진 계획대로 하는 통제된 임상시험에서의 데이터가 아닌 점, 보고자의 주관적 판단이 많이 개입돼 있는 점, 건수로만 집계가 된다는 이유로 임상시험에서처럼 통계적 해석을 할 수 없다는 한계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

즉 챔픽스를 복용한 복용한 환자가 자살을 했더라도 과연 자살이 단지 챔픽스 때문이었다는 점을 어떻게 규명할 수 있느냐는 게 화이자 측의 항변이다.

식약청 역시 허가사항 변경에서 “이러한 이상반응은 숫자를 파악할 수 없는 불특정한 환자군으로부터 자발적으로 보고되기 때문에 발생빈도나 약물과의 인과관계에 대해 신뢰할만한 평가가 항상 가능한 것은 아니다”며 자발적 부작용 보고에 대한 한계를 인정한 바 있다.

그렇지만 식약청은 자살이라는 부작용의 사안이 심각한 만큼 인과관계가 규명되지 않더라도 유사한 부작용이 재차 반복된다면 더욱 강력한 조치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평가는 금연보조제의 성격을 띠는 챔픽스의 한계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항암제와 같이 생명을 살리는 치료제의 경우 인과관계가 뚜렷하게 규명된 치명적인 부작용이 있더라도 환자가 기대할 수 있는 효능이 탁월하다면 시장에서 퇴출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챔픽스는 복용하지 않더라도 환자가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없는 금연보조제의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더욱 엄격한 잣대를 적용할 수밖에 없다는 게 식약청의 견해다.

이같이 예상보다 엄격한 기준을 들이대는 식약청의 견해에 화이자는 불리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있다.

흡연은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치료가 급한 질병이며 챔픽스는 흡연의 치료를 가능케 하는 치료제라는 게 화이자 측의 입장이지만 아직 환자나 식약청에서는 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결국 자살은 본인의 의지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과연 챔픽스가 자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지는 밝히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챔픽스 복용 환자의 자살 빈도가 늘어날 경우 챔픽스는 시장 존폐마저 걱정해야 할 정도로 입지가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챔픽스 복용 환자의 부작용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식약청과 챔픽스 시장 잔류를 위해 안간힘을 쓰는 화이자의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천승현기자 sh1000@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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