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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계 화두는 '스피드·눈치' 경쟁 시대
[ 2008년 01월 20일 21시 58분 ]
제약사들이 비슷한 계열의 의약품 출시를 앞두고 스피드·눈치 경쟁이 뜨겁게 진행중이다.

지난해부터 도입된 새로운 약가제도에 따라 새로운 의약품의 급여등재, 약가협상 및 등재 절차가 까다로워짐에 따라 경쟁사보다 한 발 더 앞서 출시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

또한 경쟁제품의 등재 과정을 지켜본 후 출시 시기 및 시장 진입 전략을 수정하는 눈치 작전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지난해 출시된 신약 가운데 가장 혁신적인 의약품으로 평가받는 자궁경부암 및 로타바이러스 백신의 경우는 시장 출시 시기에 따라 해당 제약사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사례다.

MSD는 지난해 하반기 각각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 가다실과 로타바이러스 예방 백신 로타텍을 출시했으며 올해는 지난해 얻은 소비자들의 반응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시장 선점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반면 GSK는 같은 계열 제품인 서바릭스와 로타릭스가 아직 식약청으로부터 허가도 받지 않은 상태다.

특히 GSK는 가다실 출시 당시 서바릭스와의 효능 우위 논쟁까지 펼쳤지만 정작 제품은 출시도 못하고 있을뿐만 아니라 MSD와의 시장 진입 격차가 당초 예상됐던 6개월에서 최대 1년 이상으로 벌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최초의 DPP-4 억제계열 당뇨치료제 시장의 경우 역시 지난해 9월 허가를 획득한 MSD의 자누비아와 석달 뒤 허가받은 노바티스의 가스브가 치열한 눈치 작전을 펼치고 있다.

아직 자누비아가 심평원과 공단으로부터 급여등재 및 약가 결정을 받지 않은 상황이지만 3개월 앞선 MSD가 노바티스보다 절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이다.

경쟁제품보다 출시 시기가 이르다고 해서 무조건 유리한 위치에 서는 것만은 아니다.

글리벡에 이은 차세대 백혈병 치료제의 경우는 아직 시장 선점 효과를 장담하기 이른 상황이다.

BMS의 스프라이셀은 경쟁제품인 노바티스의 타시그나보다 10개월 정도 일찍 허가를 획득했다. 하지만 최근 건강보험공단과의 약가협상에서 절충가를 받는데 실패, 현재 시장 진입을 낙관하기 힘들다.

이에 반해 스프라이셀에 비해 허가 획득 시기가 늦은 타시그나는 스프라이셀의 약가협상 과정을 통해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약가협상 전략을 세울 수 있어 최종 출시 시기의 격차는 상당 부분 줄일 수 있게 됐다.

1000억원대 시장을 형성하는 플라빅스 개량신약 역시 시장 출시에 한 발 더 다가간 제품이 결코 유리한 상황은 아니었다.

종근당은 최초의 플라빅스 개량신약인 프리그렐을 개발하며 의욕을 불태웠지만 정작 공단과의 약가협상에 실패, 시장 진입이 좌절됐으며 자존심에 적지 않은 상처마저 입었다.

이 같은 프리그렐의 운명에 따라 똑같은 개량신약을 준비하던 한미약품은 허가를 받은 후 약가신청 단계에서 협상 시기를 조율하며 즉각적인 피해는 모면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종근당과 한미약품은 플라빅스와 제네릭제품의 특허 소송에 따라 시장 진입을 노리는 공동 운명에 처했지만 특허법원이 제네릭사들의 손을 들어줘 일단 시장 진입은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이와 관련 다국적제약사 한 관계자는 “의약품 시장에서는 비슷한 계열의 경쟁제품보다 하루라도 먼저 출시되는 것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면서도 "새로운 약가제도에 따라 정식 출시까지 신제품의 운명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오히려 늦게 출시되도 유리할 수 있는 기현상이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천승현기자 sh1000@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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