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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비 증상 오래간다고 다 대장암 아니다"
[ 2008년 01월 25일 22시 10분 ]
'대장암 노이로제'가 심각하다. 대장암 발병률이 급증하면서 변비나 설사가 조금만 지속돼도 대장암을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호발(好發) 연령인 40~50대는 물론이고 걱정하지 않아도 될 10~20대 여성까지 화장실 변기에 앉아 대장암 공포에 떤다. 최근 '그녀의 웃음소리 뿐' '난 아직 모르잖아요' '사랑이 지나가면' 등의 히트곡을 작곡한 이영훈 씨의 말기 대장암 투병소식까지 전해지면서 대장암 노이로제는 더욱 확산되고 있다.
증상만 따져 보면 겁을 먹을 만도 하다. 대장암의 전형적인 증상이 보통 사람이 일상적으로 겪는 증상과 너무 비슷하기 때문.
대장암 증상은 ▲갑자기 변을 보기 힘들어지거나 설사가 나거나 변 보는 횟수가 변하는 배변습관의 변화 ▲배변 후 변이 남은 느낌 ▲혈변(血便) 또는 점액(粘液)의 변 ▲예전보다 가늘어진 변 ▲복부 불편감(복통, 복부팽만) ▲체중과 근력 감소 ▲피로감 ▲식욕부진 ▲소화불량 ▲오심·구토 등이다.
서울아산병원 외과 유창식 교수는 "최근 들어 '대장암에 걸린 것 같다'며 다짜고짜 내시경 검사를 해 달라고 조르는 환자들이 많은데, 환자가 알고 있는 대장암 증상은 암 없이도 얼마든지 생길 수 있으므로 속단하고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가장 헷갈리는 것이 변비나 설사 증상이다. 그 전까지 변비가 없었는데 40세 이후 갑자기 변비가 생겼거나, 1주일 이상 변비와 설사가 반복될 때는 대장암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배변 시 통증이 있다거나 피가 4~5일 이상 섞여 나오더라도 변의 색이 검거나 검붉은색이면서 혈액과 점액이 섞여 나올 때만 암 가능성이 있다.
그 밖에 변이 끈적끈적 묽게 엉킨 느낌이고, 변 굵기가 가늘어지며, 배를 주물러도 시원하지 않고, 식이섬유나 변비 약을 복용해도 나아지지 않는 경우엔 암을 의심할 수 있다. 그러나 변에 묻은 피의 색이 코피처럼 붉거나 맑은 경우, 1~2일간 피가 나오다 멈춘 뒤 정상으로 돌아오는 경우엔 대부분 치질이다.
또 변비 증상이 2~3일 또는 3~4일 주기로 반복될 때는 단순 변비일 확률이 더 많다. 암으로 인한 변비 증상은 1주일 이상 지속되거나, 아주 불규칙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동아대병원 외과 최홍조 교수는 "철분제나 설사억제제도 변 색깔을 검게 할 수 있으므로 변이 검다고 무턱대고 걱정할 필요도 없다. 변비증상이 오래되면 대장암이 생긴다는 것도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송도병원 종양외과 김광연 원장은 "가스 참, 메스꺼움, 구토 등의 증상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4~5일 이상 식사를 못할 정도로 복부 통증이 계속되는 경우엔 암을 의심할 수 있지만 메스꺼움이나 구토 없는 단순 복통이나 복부 팽만감이 지속될 경우엔 암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40세 이후 변비나 설사 등 배변습관이 변했다면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 조선일보 DB
한편 대장암은 암이 생긴 위치와 종류에 따라 증상이 다르다. 우측결장에 암이 생기면 대변이 굵고 묽으며 대개 만성적 출혈이 생기므로 빈혈 증상이 잘 생긴다.
그 밖에 설사, 소화불량, 복부팽만, 복통, 체중감소 등의 증상도 생길 수 있고 덩어리가 만져질 수도 있다. 반면에 좌측결장에 암이 생기면 변비나 혈변 증상이 잘 생기고, 음식물이 이동하지 않고 장에 고여 있는 장 폐색(閉塞) 증상도 나타난다. 직장에 암이 생기면 변비, 설사, 혈변, 배변 후 변이 남은 느낌, 배변 시 통증 등의 증상이 생긴다.
정시욱 헬스조선 기자 suj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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