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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이 먹는 한약재와 간 독성은 무관"
[ 2008년 01월 27일 21시 50분 ]
최근 의료계와 한의계의 '뜨거운 감자'는 한약 간 독성 논란이다. '독성 간 손상을 분석했을 때, 한의사에 의한 한약 처방이 가장 많았다'며 한약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있는 의료계와 이에 '항생제 등 약화 사고가 더 위험하다'는 논리로 맞서고 있는 한의계. 한 치의 물러섬도 없는 팽팽한 접전이다. 그런데 한의계가 발표한 관련 연구 논문은 매번 '증례 부족' 등의 한계를 지적 받는다. 이를 반박하는 논문을 제시한 아동뇌발달 전문 해마한의원 백은경 원장[사진]을 만났다. 백 원장은 '한약 장기복용이 발달장애아동의 간기능과 건강증진에 미치는 영향' 등의 논문을 발표, 한약의 간 손상에 관한 연구를 진행해왔다. [편집자주]

최근 한약 간독성 논란이 뜨겁다. 이에 대한 입장은

기본적으로 한약이 부작용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객관적인 연구 결과가 있다면 수긍할 부분은 수긍한다는 입장이 연구자의 태도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한약재에는 독성을 갖고 있는 한약재가 사용되지 않는다. 국민들이 먹는 한약은 안전하다는 말이다. 항생제가 간독성과 신장독성이 있더라도 안전한 범위 내에서 사용되지 않느냐.

한약이 안전하다는 논문은 설득력이 약하다. 증례가 부족하다는 한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증례가 적다는 지적은 사실 맞는 얘기다. 연구를 시작하면서 식약청에 '한약이 안전하다'는 결론을 얻으려면 얼마만큼의 증례가 필요한지 문의를 했다. '파워에 따른 표본수'라는 기준이 있는데 이에 부합해 연구를 진행하고자 했다.

샘플 사이즈가 적다고 무조건 그 결과가 잘못됐다고 치부하는 것은 옳지 않다. 중요한 것은 증례 수가 늘어도 결과가 달라지는 것이 없다는 사실이다.

관련 근거를 갖고 있나

있다. 90% 이상의 신뢰도를 확보할 수 있는 표본수를 갖고 연구를 진행, 현재 마무리 단계에 있다. 국내보다도 국외(SCI 저널)에 발표할 계획이다. 아직 발표 전이어서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장기간 한약 복용 및 의약품과의 복합투여는 낮은 지능의 아동들의 간 기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결론을 얻었다.

또 올 초 우리 한의원에 내원한 944명의 환자들의 한약 복용 전 검사 결과를 보면, 오히려 간 기능 이상 소견을 보인 19명 중 4명은 항생제 복용, 3명은 항경련제복용(간질치료제), 3명은 정신분영치료제 등을 복용하고 있었다. 검사의뢰기관은 녹십자 의료재단 검사사업부다. 반면 한약을 복용해 간 기능에 이상이 생겼다고 추정할 수 있는 단서는 없었다.

우리 한의원에서는 내원한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약 장기복용에 따른 간 기능 검사를 수시로 실시하고 있는데 2월에 395명, 5월에 251명을 비롯해 간기능과 신기능 변화를 함께 검사한 3개월 한약 복용 아동 160명 등이 모두 안전하다는 결과를 얻었다.

약재 자체의 특성 외 면역학적 특성(체질)에 따른 한약 부작용을 최소화할 방법은 연구되고 있는가

1999년에 정상량을 복용해도 유전적 차이에 의해 간 기능의 부작용이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적이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한약으로 인해 간 손상이 나타날 체질인지 아닌지는 너무 많은 변수가 있기 때문에 일반화하기 어렵다. 현재 아주 간단한 피 검사로 유전정보를 알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고 들었는데, 이 기술이 상용화돼 한의계와 접목된다면 상당한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유전 검사를 통해 정상량의 한약을 복용해도 간 기능의 이상을 초래할 수 있는지, 다시 말해 잠재적 독성 체질 여부를 알 수 있다면 한약은 지금보다 더욱 안전하게 사용될 수 있다.

한약 간독성 문제를 지적하는 의료계 논리를 정치적이라고 보는가

그렇다. 이익이 충돌하는 문제인 만큼 매우 정치적으로 한의계를 공격하고 있다.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약화 사고로 얼마만큼의 환자들이 목숨을 잃는지, 약화사고에 국민들이 얼만큼 노출돼있는지 제대로 된 자료가 없다. 신고율이 1/10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한약을 먹고 이런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니 환자 관리를 더욱 철저하게 하라'고 조언하는 것과 '한약이 마치 엄청난 독약'인 것처럼 매도하는 것은 다르다. 객관적인 시각이 없다. 2000년~2005년 양약 부작용에 대한 논문은 손에 꼽을 정도다. 한약 부작용에 대한 논문만 증가하고 있다. 정치적이라는 근거다.

의대 교수, 한의대 교수, 독성전문가, 약용식물학, 통계학 관련 전문가들이 모여 한약이든 양약이든 약의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연구를 진행했으면 한다. 그것이 환자를 위한 연구다.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다면

한약과 양약은 기본적으로 다르다. 한약을 신약과 동일하게 여기는 태도는 전문가적 태도가 아니다. 합성의약품은 성분별로 분석할 수 있다. 그래서 임상시험 등을 통해 최소한의 안전성을 확립하기 쉽다. 그렇지만 한약은 우리 민족이 오랫동안 복용해 오면서 경험적으로 체화된 안전성이다. 합성의약품처럼 성분으로 분석되지 않는다고 안전성이 확립되지 않다고 보는 것은 맞지 않다.

항생제를 오래 먹는다고 더 건강해지다는 연구 결과는 없다. 그렇지만 한약은 먹을 수록 더 건강해진다는 연구도 진행하고, 실제로 건강해지고 만족도도 높다는 결과도 얻은 바 있다. 세계적으로 이런 연구 자료를 갖고 있는 약은 없다. 한약 연구는 질병 하나에만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더 건강하게 사는 것까지도 포함한다.

두 집단 모두 서로 최선을 다해 안전하게 약을 투약하는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이 국민 건강을 위하는 길이다.
이근주기자 gjlee@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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