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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D·아스트라의 무한 도전과 역풍(逆風)
[ 2008년 01월 28일 21시 45분 ]
최근 새로운 치료제의 혁신성을 확인하기 위해 진행한 임상시험이 만족스러운 결과를 가져오지 못하자 해당 제약사들이 오히려 역풍을 맞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MSD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각각 차세대 고지혈증치료제로 평가받는 바이토린과 크레스토의 새로운 임상연구 결과를 발표하자 학계에서 뭇매를 맞으며 곤혹을 치르고 있는 것.
2년 전 MSD가 왕년의 고지혈증치료제의 대명사였던 조코의 후계자로 지목하며 출시한 바이토린은 최근 발표한 ENHANCE 연구결과가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밝혀지자 이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ENHANCE는 2년 동안 720명의 이형 가족형고지혈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바이토린 대비 심바스타틴을 대조군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이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연구결과는 다소 실망스러운 수준으로 드러났다. 바이토린은 LDL 콜레스테롤 감소 효과를 확인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동맥혈관내 플라크 형성 예방에서 조코보다 우수하다는 것을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
이는 그동안 MSD가 바이토린이 조코를 뛰어넘을 차세대 치료제라고 공공연히 공표했던 점을 감안하면 바이토린의 향후 생존전략에도 빨간불이 켜질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이번 임상을 진행한 머크와 쉐링푸라우는 연구가 끝난 후 2년 가까이 결과를 발표하지 않아 의도적으로 연구결과 발표를 지연시켰다는 의혹마저 받고 있다.
논란이 증폭되자 급기야 미국 FDA는 지난 25일 “ENHANCE 연구에 대한 검증에 나설 것”이라고 밝히며 바이토린 사건의 해결책 강구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이에 대해 MSD 측은 “ENHANCE 연구결과는 바이토린의 우수한 효과와 안전성을 재차 입증한 것”이라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MSD에 따르면 이번 연구의 대상 환자는 0.2%의 유병률을 가지고 있는 심혈관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매우 높은 하이리스크 환자군이었을 뿐만 아니라 최초로 심바스타틴의 최대 용량인 80mg를 대조군으로 비교했기 때문에 일각의 주장처럼 결과가 비관적이지는 않다는 설명이다.
MSD는 “ENHANCE 연구는 복잡하고 정밀한 기술과 노력이 요구되는 연구 디자인이었기 때문에 발표까지 오랜 시일이 소요됐다”며 연구결과 발표 지연 의혹의 진화에 나섰지만 당분간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말 아스트라제네카의 크레스토 역시 새로운 임상시험인 코로나 연구 결과를 발표한 직후 혹독한 비난에 시달려야만 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말기 심부전 환자에게 크레스토를 투여한 이후 위약군과 사망률을 비교했다.
스타틴이 심부전 환자에 나쁜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는 일각의 주장과는 달리 크레스토가 말기 심부전 환자의 사망 예방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대규모 임상을 진행한 것.
크레스토는 이미 다양한 연구를 통해 탁월한 LDL 콜레스테롤 감소 효과를 입증, 코로나 연구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결과가 예상됐지만 정작 위약군에 비해 사망률을 개선시키지 못한 초라한 결과를 받아들었다.
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는 “비록 사망률 개선에는 실패했지만 입원율 감소 및 내약성에서 우수성을 입증, 스타틴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자평했지만 크레스토를 둘러싼 논란은 아직도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해 국내 매출 400억원 돌파가 유력할 정도로 관련시장 최강자 리피토를 압박하고 있던 크레스토 입장에서는 코로나 연구가 현재의 성장세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아킬레스건으로 남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처럼 차세대 치료제로 각광받던 바이토린과 크레스토가 실제 처방현장에서 드러난 부작용이 아닌 자체적으로 실시한 임상결과에 따라 난처한 입장에 처하자 일각에서는 “과욕이 화를 불러온 격”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정식 허가를 받은 이후 기본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임상이 아니지만 기존 제품을 넘어서기 위해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하는 연구를 실시하는 무리수를 두는 바람에 오히려 역풍에 휩싸이게 됐다는 지적이다.
바이토린의 경우 제네릭의 등장으로 이미 시장에서 경쟁력을 상실한 조코를 넘어서는 게 필수조건이었지만 이번 ENHANCE 연구 대상을 하이 리스크 환자로 삼아 기대했던 결과를 도출하지 못한 것이다.
고지혈증치료제 시장 평정을 위해 리피토를 극복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였던 크레스토는 리피토가 진행하지 않은 말기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지만 오히려 임상시험을 시도하지 않은 것보다 못한 결과를 받아들게 됐다.
이와 관련 다국적제약사 한 관계자는 “만성 질환의 경우 이미 뛰어난 효능과 안전성이 검증된 약물이 치료제가 모두 시장에 나와있어 새로운 치료제의 개발이 더욱 힘든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새로운 치료제들은 기존의 약물을 넘어서야만 학계나 환자들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제약사들은 이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결과가 확실하지 않은 연구를 진행하기도 하는데 이 과정에서 오히려 역풍을 맞기도 한다”고 분석했다.
천승현기자 sh1000@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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