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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잡는 국내사-외자사 '적과의 동침'
[ 2008년 01월 29일 22시 04분 ]
국내 제약산업 부문의 10조원대 파이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국내제약사와 다국적제약사가 손을 잡고 공동판촉 계약을 맺는 경우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특히 기존 업무 제휴에 다소 소극적이었던 국내 대형제약사들의 마케팅 제휴가 활발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흥미를 끈다.
지난해 바이엘과 종근당의 레비트라 코마케팅, MSD와 SK케미칼의 가다실·로타텍 공동판매 등 대형국내사와 다국적제약사가 체결했던 마케팅 제휴 붐은 올해 들어 더욱 거세지는 추세다.
최근 유한양행과 한국얀센이 스포라녹스 코메케팅 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29일 한독약품과 노바티스가 가브스의 코프로모션 계약을 맺은 것. 뿐만 아니라 다른 제약사들도 특허가 만료된 대형제품이나 출시를 앞둔 신약에 대한 업무제휴를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물론 강력한 영업력을 필요로 하는 다국적제약사의 입장과 대형 품목의 등장이 절실한 국내사의 이해관계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게 기본적인 배경이지만 새로운 약가제도가 양 측의 제휴 의지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 새로운 약가제도 하에서 신약의 등재 과정이 더욱 까다로와 졌다는 점이 자존심 때문에 업무 제휴에 소극적인 태도를 견지하던 대형제약사와 다국적제약사들의 발길을 돌리고 있기 때문.
신약개발 능력이 부족한 국내사의 경우 기존에는 라이센싱을 통해 굵직한 제품을 도입함으로써 성장에 탄력을 가할 수 있었지만 라이센싱 제품 역시 신약과 똑같은 절차로 보험등재 및 약가협상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라이센싱 제품 도입은 더욱 힘들어졌다.
라이센싱 제품의 경우 도입과 함께 진행해야 하는 임상비용 및 초기 투자비용으로 통상 10억~20억원 정도가 소요되는데 보험등재 과정이 까다로울 뿐만 아니라 최종 출시여부도 불투명해 국내사들이 애시당초 도입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사가 라이센싱을 통해 출시한 제품이 하나도 없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다국적제약사의 경우 역시 새 약가제도에 따라 강력한 영업망을 구축해 놓은 대형 국내사의 도움이 더욱 절실해졌다.
지난해 허가를 획득한 30여개의 신약 가운데 약가협상을 통과한 제품이 1품목에 그칠 정도로 허가 후 출시까지 과정이 길어져 출시 이후 빠른 시일내에 시장을 선점해야만 그동안 잃어버린 시간을 만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출시도 되지 않은 가브스에 대해 노바티스가 한독약품과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한 이유도 가브스보다 먼저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MSD의 자누비아보다 더욱 빨리 시장에 정착하려는 의도라는 게 지배적인 해석이다.
자누비아는 가브스보다 석 달 앞선 지난해 10월 허가를 획득했으며 현재 심평원에서 보험등재 절차를 밟고 있다.
이와 관련 다국적제약사 한 관계자는 “새로운 약의 등재가 힘들어진 현 약가제도에서는 국내사와 다국적제약사 모두 피해자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마케팅 제휴에 대한 인식이 점차 유연해 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현 약가제도가 전면 개편되지 않는 한 이 같은 ‘적과의 동침’ 분위기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천승현기자 sh1000@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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