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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전 진단 유전질환 63종 제한은 문제"
[ 2008년 02월 03일 06시 11분 ]
희귀난치병 질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산전 진단을 할 수 있는 유전질환을 63종으로 제한하고 있는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이하 생명윤리법)’에 따른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법 개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근 개최된 ‘희귀·난치병 지원 및 관리 법안’ 제정에 대한 공청회에서 한국희귀질환연맹 김현주 대표(아주대병원 유전질환전문센터 센터장)가 이 같이 주장한 것.
2005년 제정된 생명윤리법은 산전 진단을 할 수 있는 유전질환을 63종으로 제한함으로써 질환에 대한 형평성 위배 문제, 환자 및 가족들의 최신 의료혜택을 받을 권리 제한, ‘자기결정권’ 행사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는 것.
실제로 1999년 성염색체 열성 유전병으로 치료제가 없는 치명적인 멘케스병으로 첫째 아이를 보낸 멘케스병 확진 산모가 2003년 둘째 태아의 산전 진단 검사를 받고 정상 분만에 성공한 사례를 살펴볼 수 있다.
셋째 아이를 임신한 그 산모는 2007년 A대학병원에 내원해 산전 진단을 받으려 했으나 2005년 제정된 생명윤리법에 의해 산전 진단을 받을 수 없는 질환이므로 진단 받을 수 없다는 사실에 절망해야만 했다.
담당 의사는 “환자와 가족이 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에 명시돼 있지 않다는 이유로 치명적인 유전질환에 대한 산전 진단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은 법 개정이 불가피함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이 산모는 그 자리에서 절망할 수밖에 없었다”고 언급했다.
희귀질환에 대한 검사 항목을 전 세계적으로 보면 미국의 경우 임상적·분석적으로 입증된 희귀질환 대상을 지속적으로 늘려야 한다는 방침이 있고, 일본의 경우 검사 전 유전상담을 통해 병에 이환될 수 있을 경우에만 산전 진단을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돼 있다.
반면 국내의 경우 유전자 검사 전·후 충분한 정보 제공과 이해를 위해 유전상담의 필요성과 안전성을 강조하고 있는 점은 국외연구와 일치하고 있지만 성감별 및 인공임신중절수술을 남용할 가능성으로 인해 유전자검사 대상 유전질환을 63종으로 제한하고 있는 점이 다르다.
대한의학유전학회에서 지난해 실시한 ‘태아 및 배아 대상 유전자검사의 적응증 및 대상 질환 규정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의료기관, 환자 및 가족, 산모, 일반인 총384명의 설문조사 결과 현재 63종외에 산전 진단의 필요성이 요구되는 질환은 25종이었다.
이들은 “정확한 가이드라인을 정해서 윤리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경우를 제외한 의학적으로 타당한 적응증은 정기적인 재평가를 통해 검사항목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에 대해 한국희귀질환연맹 김현주 대표는 “원칙적으로 태아 및 배아를 대상으로 하는 유전자 검사의 대상 질환 선정에 제한을 두지 않아야 한다”며 “생명윤리법의 테두리 안에서 유전검사의 진단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경우 엄격한 평가를 거쳐서 대상질환을 점차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는 “가이드라인을 정해 놓고 이에 충족되는 경우에 한해 전문위원회에서 연 2~4회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해 확대할 수 있으며 환자와 가족에게 산전 진단 검사여부에 대한 자기결정권도 제공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산전 유전자 검사의 한계와 사회적이고 윤리적인 문제를 초래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해 산전 진단 전·후에 충분한 유전상담을 통해 검사에 대한 정보와 이해 및 동의가 이뤄진 후 유전자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은지기자 nej3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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