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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외면 '병원발전기금 禁(금)' 가능할까
[ 2008년 02월 08일 22시 50분 ]
지난해부터 제약업계가 병원에 관행적으로 지급하던 병원 발전기금 지원을 불공정거래 행위로 규정, 이를 전면 금지키로 했지만 정작 실천단계에서 실효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제약계의 강력한 협조 요청에도 불구하고 병원 측에서는 기약정된 기부금을 비롯해 발전기금 지원을 지속적으로 강요하고 있을 정도로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제약업계는 병원 측의 강요에 따라 마지못해 기부금을 지원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인 데 반해 병원 측은 그동안 제약사에 강요한 적도 없을 뿐만 아니라 순수한 의도의 후원금만 받아왔다고 애써 외면, 양 측은 출발선상에서도 엇갈린 시각을 보여 실천 여부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급기야 제약협회는 최근 기자회견 자청했다. 이 자리에서 협회는 지난해 결의한 ‘병원발전기금 지원 금지’에 대한 의지를 거듭 강조하고 의료계를 향해 “우월적 지위 남용행위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수 차례에 걸쳐 공정거래 관행을 위해 병원발전기금을 금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는데도 병원계가 여전히 비협조적인 태도를 일관하자 목소리를 높이며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한 것이다.

또한 병원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 기부금 지원을 강요했을 경우 이를 지원하지 않으면 처방이 감소하는 경우가 태반일 정도로 처방과 연계된 지원 요구가 팽배한데도 병원 측은 여전히 이를 인정하지 않고 태도를 바꾸려고 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이는 이미 공정위가 병원 발전기금 지원이 부당고객유인 행위라고 규정한 만큼 더 이상 의료계 눈치를 보며 관행을 묵과하다가는 더욱 난처한 입장에 처해질 것을 우려, 이번 기회에 뿌리깊게 만연해 있는 병원 기부금 지원 관행을 근절해보자는 의도로 해석된다.

특히 제약협회는 개인자격으로 기부금을 지원했더라도 지원자가 제약사와 연관이 있다면 부당고객유인 행위라며 병원 발전기금 지원에 대해 더욱 엄격한 기준을 대겠다는 입장이다.

제약협회 문경태 부회장은 “부속병원이 없는 대학교에 발전기금을 지원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만약 부속병원이 있을 경우 순수한 의도로 지원됐더라도 전혀 처방과 무관하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제약계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병원계는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온 제약계의 거듭된 협조 요청에도 불구하고 정작 병원협회 내부에서는 제약사의 후원 금지에 대해 공론화 시킨 적도 없을 정도로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제약계의 의도나 명분은 이해하지만 자칫 적극적인 찬성 입장을 표할 경우 제약계의 주장처럼 우월적지위를 이용, 후원금 지원을 강요한 사실을 인정하는 모양새로 비춰지기 때문이라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병원협회 관계자는 “외국의 경우 병원 예산의 30~40%를 기부금으로 충당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일반인들도 종종 수십억원의 기부금을 내는 마당에 정작 기업활동으로 획득한 이윤을 사회에 환원할 의무가 있는 제약사들의 기부금 지원을 원천봉쇄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고 비판했다.

처방과 연계된 지원의 경우 근절돼야 한다는 데에는 동의하지만 병원 전체가 대가성 있는 은밀한 기부금을 강요하는 것으로 확대 해석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어 "의약품 구매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을 경우 후원금은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순수한 의도의 기부금마저 차단하겠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병원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원 금지는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다"고 비판했다.
천승현기자 sh1000@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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