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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 불법 리베이트 사각지대인가
[ 2008년 02월 19일 22시 00분 ]
환자의 건강을 관리하는 진료실에서 펼쳐지는 각종 불법·부정행위의 수위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19일 복지부가 공개한 사례에 따르면 제약사 영업사원이 의원·약국이 짜고 도용한 인적사항을 이용, 허위·부당청구를 하다 적발되는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 버젓이 연출되고 있는 것.

표면적으로 나타난 이 사건의 핵심은 허위·부당청구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제약사와 요양기관의 불법 리베이트 관행이 그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

영업사원은 주도적으로 친인척, 지인 등 390여 명의 인적사항을 의사에게 제공함으로써 매출 증가를 얻었으며 해당 의사는 진료 행위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진찰료 상당의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함으로써 실리를 챙길 수 있었다.

즉, 의사는 제약사 직원이 제공한 인적사항을 이용함으로써 부당 이익을 챙기는 영업사원-의사 간의 신종 리베이트를 개발한 셈이다.

더욱이 이 사례는 기존 제약사의 판촉비용에서 지급되던 리베이트가 아니라 국민들의 혈세가 의사의 주머니로 고스란히 들어갔다는 점에서 심각성은 더욱 크다.

뿐만 아니라 사건에서 드러난 것처럼 영업사원과 의사와의 은밀한 관계를 고려하면 의사가 이 제약사에서 제공하는 리베이트를 추가로 받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공정위의 조사로 드러났듯 제약사가 관행적으로 매월 처방금액의 10~20%를 리베이트로 의사에게 제공하는 것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니기 때문이다.

복지부 관계자 역시 “이번 사건의 핵심은 허위·부당청구지만 제약사 직원과 의약사들간에 불법 리베이트가 지급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신종 리베이트 수법의 등장은 더 이상 낯선 현상이 아니다. 지난해 공정위가 적발한 PMS를 이용한 리베이트처럼 수법은 날로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영업사원이 의사와 짜고 제약사가 리베이트 지급 근거로 사용하는 처방 내역표를 조작, 리베이트를 나눠 가지는 상황도 펼쳐지는 등 그 수법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다양하고 교묘하게 진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들 사례는 극히 일부 제약사 및 의료진의 경우라는 점에서 모든 제약사나 의사들이 매도당할 필요는 없으며 직원들의 불법 행위로 이미지가 실추된 제약사는 피해자 입장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제도의 허점을 이용하거나 제약사의 감시를 피해가며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사례가 속속 등장한다는 사실은 실제 영업현장에서의 도덕적 불감증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방증하기 때문에 더 이상 묵과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제약계 한 관계자는 “최근 제약업계는 공정거래 정착에 팔을 걷어붙이고 대외적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영업현장에서 영업사원과 의사들의 인식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이 같은 의지는 메아리로 그칠 공산이 크다”고 지적했다.

국민건강을 책임지는 신성한 제약산업이 언제쯤 불법 리베이트라는 검은 그림자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천승현기자 sh1000@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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