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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권위주의가 병원 파업의 주 원인"
[ 2008년 02월 26일 21시 58분 ]
“한국에는 병원 사용자의 전근대적 노사관과 비민주적인 조직문화가 여전히 ‘판’을 치고 있다. 의사 중심의 의사결정구조와 권력 집중성, 폐쇄성, 경영진의 관료적 권위주의가 해마다 병원 파업을 낳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이주호 정책기획실장은 26일 서울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창립 10주년 기념 국제세미나에서 ‘한국의 보건의료제도와 병원노동자 조건’을 주제로 한 발표를 통해 現 ‘병원 노사 관계’의 특징을 이같이 진단했다.

전문 경영인이 아닌 의사 병원장 등이 주요 보직을 맡다 보니 전근대적 노사관을 고집하게 되고, 그래서 노사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논리다.

이주호 실장은 “1989년 서울아산병원과 1994년 삼성서울병원의 등장으로 ‘기업의 경영마인드’에 눈을 뜬 대형병원들이 10여년이 지난 지금, 앞 다퉈 막대한 컨설팅 비용을 투자하는 등 신인사·신경영 전략을 도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다수 병원들이 경영 기법과 인사노무관리방식을 변화시키고 있는 양상. EMR(전자의무기록), ABC(활동기준원가), ERP(전사적자원관리), MBO(목표중심경영), ABM(활동기준 원가관리), BSC(Balanced Score card) 등이 그 것이다.

이주호 실장은 “이러한 시스템 도입과 함께 각 병원들은 직원 1인 개인마다 활동 원가를 기계적으로 산출해 이를 인건비 절감에 활용하고 있다”면서 “병원 마다 부서 통폐합, 인력 감축, 퇴직자 자리 인력 충원 거부, 파행 근로 등의 확산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그는 “인건비 비중이 높은 조직임에도 불구하고 전문적이고 합리적인 인적자원관리 시스템이 전무하다”면서 “병원측은 노조를 만들기 무섭게 직장 폐쇄 조치를 내리는가 하면 노조를 대등한 교섭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병원 경영 투명성이 미흡하다는 ‘날 선’ 지적과 신뢰 부족도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는 주장을 펼쳤다.

이주호 실장은 “병원은 비영리법인이라는 이유로 병원 경영 투명성이 가장 낮고, 의사 중심의 결정구조 때문에 노조의 경영 참여 제도화가 미흡해 노사 간 불신 관계 역시 뿌리 깊게 조성돼 있다”고 말했다.

병원 노사 관계의 특징을 살펴보면 산별교섭 이전에는 잦은 파업과 노사 갈등으로, 산별교섭 이후에는 교섭 구조를 둘러싼 극한 대립으로 노동계 안팎에서도 주목하고 있다는 것.

병원 노사 대립과 쟁의 발생의 원인을 노사간 경제적 대립관계 이외에 병원 조직의 특성에서도 찾고 있다.

병원은 의원과는 달리 다양한 전문 인력이 종사하고 있으며 인력간 계층 구조도 복잡한 공식적인 조직체로서 인력들의 업무가 분업화되고 있고 권위의 위계질서도 갖춰져 있다는 것.

이주호 실장은 “이로 인해 간호사 등 전문직의 사기가 상대적으로 저하돼 있고 이직률이 매우 높다”고 설명, “병원 내에 조직되는 노조에서 간호사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도 전문직으로서 노동의 가치와 자신의 이해 관계를 실현시키고자 하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병원 노사 관계를 살펴보면 매년 다수의 사업장에서 파업이 반복됐고, 특히 장기투쟁 병원이 증가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1995년 영남대의료원 47일 파업 투쟁, 2001년 충북대병원 150일 파업, 2002년 경희의료원 119일, 가톨릭중앙의료원 217일, 제주 한라병원 300여일 장기 파업 투쟁이 진행된 바 있다.

이주호 실장은 “이처럼 병원 노사 관계는 노동계 민주노총 내에서도 대립적이고 노사 갈등이 심한 조직으로 분류되고 있다”면서 “여기에 대해서는 다양한 각도로 원인을 분석해야 산별교섭은 물론 병원 노사관계 발전의 올바른 대안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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