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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구석 파고든 '제약사-의사' 유착
[ 2008년 02월 27일 03시 30분 ]
300여 명의 의사들이 조영제를 납품받는 대가로 제약사로부터 리베이트를 받다 경찰에 적발, 제약사와 의사간의 불합리한 유착관계가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조영제 사건 어떻게 촉발됐나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모 병원 방사선과 의료기사의 내부고발이 경찰 수사의 단초를 제공했다.
이 의료기사는 조영제를 직접적으로 다루는 방사선과내에서 자신의 입지가 급격히 좁아지는 것을 체감하고는 조영제 납품 업체와 방사선과 의료진들간에 공공연히 이뤄지던 금품 및 향응 제공 행위를 국가청렴위에 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 고발은 경찰 수사로 확대됐으며 이 과정에서 최초 고발된 제약사 및 병원뿐만 아니라 조영제를 다루는 전 제약사 및 병원으로 수사망이 넓혀진 결과 무려 300여명의 불법 리베이트 수수 혐의를 포착하게 됐다.
조영제 수사 어떻게 진행됐나
지난해 5월 제보를 입수한 서울지방경찰청은 G사의 대표를 비롯해 임직원들을 소환하고 회사에 대한 압수수색까지 펼치며 강도 높은 조사에 착수했으며 조영제를 다루는 2개의 제약사도 추가 조사를 단행했다.
이후 서울지방경찰청은 전국 병원 방사선과 의료진 1000여명을 소환 대상자로 분류하고 매일 3~4명의 의료진을 경찰청에 소환했으며 수사 대상에 오른 의료진은 대부분 국공립병원에 재직중인 의사들이었지만 점차 대학병원 및 민간병원 의료진으로 확대됐다.
뿐만 아니라 경찰은 리베이트에 연루된 해당 제약사 및 방사선과뿐만 아니라 조영제를 다루는 심장내과 의료진에도 전방위 수사를 진행하는 등 조사의 강도를 높여갔다.
이때쯤 경찰 조사가 완료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지만 경찰의 보고를 받은 검찰은 조사결과가 미흡하다고 판단, 재조사를 지시해 더욱 강도 높은 조사가 진행됐다.
결국 경찰은 수 차례에 걸친 조사 끝에 제약사와 의료진간에 대규모로 진행된 불법 리베이트 혐의를 확정지었으며 300여명의 의사를 적발하는 것으로 수사를 종결했다.
조영제 사건, 무엇이 문제인가
이 과정에서 불법 리베이트에 대해 제약사와 의사들의 도덕적 불감증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엿볼 수 있다.
비록 내부고발자에 의해 부패의 심각성이 표면 위로 떠 올랐지만 의사나 제약사들 모두 부정·부패를 저지르면서도 예전처럼 ‘쉬쉬’ 하는 게 아니라 불법 리베이트를 마치 관행처럼 받아들이고 있었다는 점에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추후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통장으로 대가성 리베이트를 입금하도록 하는 등 리베이트 수법이 날로 대담해지고 있다는 사실은 과연 어디까지를 관행으로 받아들여야 할지를 고민해야 하는 대목이다.
특히 일반적으로 리베이트 대상 품목으로 알려진 치료제가 아닌 생소한 조영제 분야까지 리베이트가 만연해 있다는 점은 제약산업 곳곳에 불법 판촉행위가 판을 치고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
뿐만 아니라 PMS, 각종 향응 제공 등 제약사들이 매출을 늘리기 위해 법적 테두리와 상관없이 어떤 전략도 서슴지 않는다는 점은 과열경쟁에 따른 제약산업의 부패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여러 사건에서 드러났 듯 규모 및 치료과 여부를 막론하고 제약사와 의사들간에 검은 돈이 오가는 사실은 공공연한 사실이다”며 “이제는 리베이트 책임 여부와 관계없이 제약사 및 의사들의 깊은 각성이 절실할 때다”고 피력했다.
천승현기자 sh1000@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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