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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서로 으르렁만 대는 정부와 의료계
[ 2008년 03월 06일 21시 39분 ]
정부와 의료계가 지난 2004년부터 매년 실시되고 있는 진료비 실태조사를 두고 올해도 또 갈등을 빚고 있다. 시행 첫 해도 그랬고 작년에도 싸웠다.

둘 다 나름대로의 주장은 있지만 반복되고 있는 이 소모적 싸움의 절대적 원인은 상호 신뢰가 부족한 탓이다.

복지부는 최근 병의원 500여 곳에 작년 12월분 진료비 내역을 제출해 달라고 공문을 보냈다. 보장성 계획 등을 세우기 위한 것이라고 공손하게 설명하면 비급여 내역까지 빠짐없이 첨부해 달라고 당부했다.

문제는 이후 발생. 복지부는 마치 의료기관이 자료를 누락할 것이라고 확신한 듯 “미흡하면 현지 확인에 들어갈 것”이라고 경고성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또 “일부 환자들에게는 전화로 확인하겠다”고 까지 말하는 등 의료기관을 압박했다.

이렇다보니 정부가 아무리 협조를 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한 들 의사들에는 '협박'으로 들릴 수 밖에 없다. 한 개원의는 “얼굴에 친절한 미소를 띠면서 시퍼런 칼날(현지조사)을 들이대는 모습”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젠 발상을 바꿔야 할 때다. 협조할 것은 협조해야 한다. 정부가 자신들에게 보복성 현지조사를 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제로 그런 사례가 발생했다는 이야기는 듣기 힘들다.

더구나 이 제도는 “보험급여률이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감사원의 지적에 따라 복지부가 현지 실정을 알아보기 위해 시행됐고 벌써 5년째다.

결국 건전한 건보정책을 위해 기초 자료를 수집하고 있는 것이고 이는 의사들이 표방하고 있는 국민 건강권 수호와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면에서 자료 제출은 단순히 정부의 행정업무를 보조해 주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건강 틀을 다시 짜는 작업이라는 점을 의사들은 인식해야 할 것이다.

논란이 계속되자 대한의사협회는 진료비 실태조사에 법적 하자가 없는지 검토에 들어간다고 한다. 복지부는 "법적으로 걸릴 게 없다"며 당당히 맞서고 있다.

부디 이 문제 해결의 열쇠가 법적 해석이 아닌 국민건강의 대의적 관점과 상호 신뢰에 있음을 정부와 의료계가 하루 빨리 인식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진광길기자 k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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