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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미용사, 개념 정립없이 시행 급급"
[ 2008년 03월 23일 21시 58분 ]
“현재 피부미용사제도 시행과 관련해서 논의되고 있는 법령개정안의 경우 ‘미용행위’나 ‘의료행위’에 대한 개념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채 제도시행 자체에 급급한 경향이 있다.”

대한피부과의사회 한승경 회장[사진]은 23일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08년 춘계심포지엄’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정부의 제도 시행에 따른 관련법 개정작업에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일단 제도가 시행되고 나면 문제가 발생해도 관련법을 고치기가 쉽지 않고, 그로 인한 피해는 일반 국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시행 전 예측 가능한 문제점에 대한 철저한 점검과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피부미용’ 직무에 대한 정의와 ‘미용기기’ 구분이 논의되고 있는 쟁점 중 대표적인 사안이다,

질환'에 대한 판단은 누가

한 회장은 “가장 큰 쟁점 중 하나는 바로 피부미용사의 직무영역에 대한 부분”이라며 “질환에 대한 '의학적 판단'을 누가하느냐는 국민 건강권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가 밝힌 보건복지부의 ‘피부미용 세부 업무 기준’에 따르면 ‘피부미용의 업무란 신체의 피부를 아름답게 유지, 보호, 개선하기 위해 질환적 피부를 제외한 피부상태를 분석하고 화장품이나 미용기기를 이용하여 제모, 눈썹손질, 피부관리(클렌징, 각질제거, 팩, 화장품의 흡수를 돕는 행위 등)를 하는 것’이다.

이 기준으로 본다면 피부미용사가 ‘질환적 피부’와 ‘일반 피부’를 일차적으로 판단해 질환적 피부가 아닐 경우에 한해 미용행위를 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질환적 피부인지 아닌지를 진단하는 것은 피부과학에 대한 전문지식과 판단이 필요한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규정한 질환적 피부를 제외한 피부라는 부분은 피부미용사에게 피부의 질환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또 분석이라는 행위도 피부과학에 대한 전문적 지식과 식견을 갖춘 상태에서만 가능한 행위이기 때문에 피부미용사에게 분석이라는 권한이 부여될 경우 잘못된 판단과 시술로 이어져 결과적으로는 의료적 행위를 하게 될 수도 있다는 우려다.

한 회장은 “의료행위는 인체의 건강과 직결된 업무이기 때문에 최대한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향후 시행될 피부미용사의 직무범위는 순수한 정상피부에 한해서, 분석이 아니라 관찰을 통한 미용행위로 국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용기기'에 대한 명확한 구분 필요

한 회장은 “피부미용사가 사용할 수 있는 미용기기의 허용 범위에 대한 부분도 명확한 개념 정의와 구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기기의 경우 피부에 직접적인 자극을 주기 때문에 신중하게 사용하지 않을 경우 바로 신체적인 피해를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미용기기에 대한 합리적인 개념정리가 되지 않은 채 기존 의료기기 중 일부를 미용기기화 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는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

관련 피부미용단체는 “단순히 일부 의료기기의 경우 피부관리실 등에서 이미 미용시술에 공공연히 사용하고 있고, 그간의 숙련된 경험 때문에 인체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고, 이에 정부도 일부 의료기기들을 미용기구로 분류, 피부미용사가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대해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회장은 “인체에 적용하는 모든 기기는 안전성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며 “의료기기로 분류된 일부 기기가 현재 단순히 미용목적으로만 사용되고 있는 것처럼 보여도 우리는 예측 가능한 모든 문제에 대해서는 사전 예방적 차원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잠재적 위험성에 대한 철저한 예방과 사후대처능력이라는 측면 때문에 기기의 ‘용도’가 아니라 시술행위의 ‘주체’가 누구냐가 중요하다는 것.

한 회장은 “미용관련 산업 활성화와 관련 종사자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부분은 바로 '국민건강권' 보호”라며 “의료분야는 그 특성상 이해당사자간 적당한 합의를 통해 이익을 주고받을 수 있는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일부 의료기기를 미용기기로 전환하는 부분은 보다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백성주기자 paeksj@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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