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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 안 닦으면 골다공증·심장병 위험 높아져
[ 2008년 04월 02일 06시 46분 ]
직장인 이모(33)씨는 하루 3번, 매번 4~5분씩 꼼꼼하게 양치질을 한다. 담배와 커피, 탄산음료는 입에 대지 않고 술도 잘 못 마신다. 그런 그에게 고민이 있다. 바로 입 냄새다. 치과에 갔더니 "혀에 낀 설태(舌苔)가 오랫동안 방치된 것이 입 냄새의 원인으로 추정된다. 설태는 위장이나 간 질환, 빈혈, 구강암 등의 증상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구강 건강의 중요성이 알려지면서 하루 3~4번 이를 닦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구강 건강에 큰 영향을 주는 혀를 제대로 닦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서울대 치대 김태일 교수팀이 치과 환자 49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칫솔모로 혀를 닦는다는 응답자는 53%(262명)였다. 2명 중 1명이 혀를 관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혀를 닦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 혀의 세정 상태가 양호한 사람은 19%(49명)에 불과했다. 김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혀 닦기의 중요성을 알고 있으나 제대로 닦는 사람은 드물다. 혀의 위생상태는 전신 건강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혀 속 세균, 몸 속으로 침투

혀는 표면의 주름과 수분(침)과 영양분 등 세균이 증식하기 좋은 환경을 갖고 있다. 혀에는 잇몸병을 일으키는 '포르피로모나스 진지발리스', 충치를 일으키는 '스트랩토코쿠스 뮤탄스' 등의 세균이 10만~100만 마리쯤 있다. 세균 종류도 500여 종에 이른다.

이 세균들은 잇몸과 치아 사이 등에 침투해 치주 질환과 충치를 일으킨다. 또 음식이나 침을 삼킬 때 몸 속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특히 노화로 침샘의 기능이 떨어져 침 분비가 줄어들면 세균이 몸 속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커진다. 이처럼 몸 속으로 들어간 세균들은 각종 신체 장기에서 세균성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혀 안 닦으면 골다공증, 구강암 위험

치주질환은 골다공증, 동맥경화증, 심근경색증, 당뇨병 등 전신성 질환의 위험성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들이 나와 있다. 치주질환을 일으키는 원인균의 상당수가 혀 속에서 서식 또는 증식한다.

미국 치주병학저널(Journal of Periodontology)에 실린 미 버팔로대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폐경 이후 여성들의 잇몸병은 골다공증 발병 위험을 30% 이상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혀 속에 있는 '진지발리스' '포르시텐시스' '인터메디아' '렉투스' 등 4가지 세균이 잇몸병을 일으킬 뿐 아니라, 뼈 손실과도 상관관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혀 속 세균은 구강암의 위험도 높인다. 설태를 방치하면 지속적으로 증가한 세균들이 구강 안 점막을 자극해 구강암 발생률을 2배 이상 높이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일상생활에선 입 냄새가 문제다. 입 냄새의 가장 큰 원인은 구강 내 세균이 단백질을 분해하면서 발생하는 '휘발성 황 화합물'이다. 설태가 많을수록 이 화합물이 많이 생겨 냄새도 심해진다. 칫솔질만 하면 구강 내 휘발성 황 화합물의 25% 가량만 없앨 수 있으나, 혀까지 닦으면 80%까지 없앨 수 있다.

혀 안 쪽까지, 가볍게 3~4회 닦아라

혀를 잘 닦으면 입 속 세균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어도 확실히 줄일 수 있다. 그렇다면 제대로 혀를 닦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칫솔로 혀를 닦으려면 요령이 필요하다. 먼저 치아와 잇몸을 닦은 후 물로 입을 헹구기 전에 칫솔모를 이용해 혀 전체를 3~4회 골고루 쓸어 내린다. 그 다음 물로 입 안과 칫솔을 헹군 뒤 입을 크게 벌려 혀를 길게 내민 후, 혀 뿌리가 있는 맨 안쪽 가운데부터 바깥으로 3~4회 다시 쓸어 내리도록 한다. 이렇게 하면 구역질이 나는 사람이 있는데, 숨을 잠깐 멈추고 최대한 가볍게 문지르도록 한다. 설태가 심한 사람은 3~4회 더 문지른다.
정시욱 헬스조선 기자 suj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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