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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 잘못 먹으면 두통에 다리마비?
[ 2008년 04월 03일 02시 59분 ]
낚시 후 삼겹살을 즐겨먹었던 김정훈(45)씨는 2주 전부터 머리가 아프고 어지럼증을 느꼈다. 약국에서 진통제를 사서 먹었지만 마찬가지였다. 이비인후과에서 전정기능검사에서도 ‘정상’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두통과 어지럼증이 계속되자 김 씨는 신경외과를 찾아 뇌 MRI검사까지 받았다. 결과는 의외였다. 뇌에 기생충이 산다는 것. 병명은 뇌낭미충증이었다.

뇌에 기생충(갈고리촌충)이 감염되는 것을 ‘뇌낭미충증’이라고 한다. 이 병에 감염되면 두통과 구토 등이 나타난다. 드물게는 뇌혈관을 막아 뇌경색, 여러 개가 특정 뇌 부위에 기생하면 치매가 나타날 수도 있다. 다리가 마비되기도 한다.

뇌출혈, 뇌경색, 뇌종양, 뇌농양 등과 증상이 비슷해 처음에는 이 같은 심각한 질환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뇌낭미충증은 어느 날 갑자기 두통이 발생하는 중증 뇌질환과는 달리, 두통이 지속적으로 꾸준히 발생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뇌낭미충증’의 원인은 보통 두 가지다. 촌충에 감염된 돼지고기를 섭취해 고기 속의 유충이 장내에서 성충으로 기생하게 되는 경우, 사람의 대변을 통해 배설된 충란을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통해 먹게 되면서 몸 속에 들어가 피를 통해 뇌에 기생하게 되는 경우에 발생한다.

세란병원 소화기내과 송호진 과장은 “최근 유기농 식품이 많아지고, 중국산 음식 수입으로 기생충에 접할 기회가 많기 때문에 지금도 기생충 감염에서 완전히 자유롭긴 어렵다”이라며 “평소 돼지고기를 즐겨 먹거나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섭취한 후 두통, 구토, 발작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뇌낭미충증을 의심하고 뇌 MRI를 받아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동성심병원 신경외과 박세혁 교수는 “뇌낭미충증은 기생충을 죽이는 약물을 이용해 치료할 수 있지만, 뇌에 약물이 잘 이동하지 않는 곳에 발생하면 기생충을 끄집어내는 수술을 해야 한다”며 “평소 돼지고기를 먹을 때는 충분히 익혀먹고 식사 때는 손을 꼭 씻는 습관으로 기생충 감염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홍세정 헬스조선 기자 hsj@chso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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