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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상철 서울대병원장의 절제된 '사부곡'
[ 2008년 04월 08일 03시 10분 ]
7일 성상철 원장의 부친인 故 성수현 옹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은 조문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그도 그럴것이 국내 최고의 병원인 서울대병원의 원장이 장남이요, 차남에 사위들까지 의사이니 그 지인들만 모아도 장례식장 전체를 메우고도 남음이다.

특히 상주인 성상철 원장을 찾은 절대다수의 조문객들은 평소 성 원장의 사회적 지위와 명성을 쉽사리 짐작케 했다.

하지만 빈소를 찾은 조문객들은 성상철 원장의 절제된 사부곡(思父曲)에 다시 한번 머리를 조아렸다. 다름아닌 빈소 입구에 붙어 있는 '부의금을 정중히 사절한다'는 안내문구 때문.

이는 부친의 빈소를 마련하던 성 원장의 특별 지시로, 부의금 없이 순수한 조의(弔意) 만을 받겠다는 성 원장의 의중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과소비 관혼상제 문화를 바로잡기 위해 일부 사회 지도층 인사들 중심으로 시행되고 있는 부의금 사절 문화 정착에 차관급으로 국가의 녹을 먹는 성상철 원장도 동참한 것.

어릴 적부터 부친의 영향을 받아 의사가 되려고 마음을 먹었다는 성상철 원장. 평소 "부자간을 떠나 의사로서 무척 존경하는 인물"이라고 얘기할 정도로 그에게 아버지는 우상과 같은 존재였다.

그런 아버지가 삼도천(三途川)을 건넘에 있어 성 원장은 지인들의 심심한 조의(弔意) 만을 필요로 했다.

때문에 조문(弔問) 만으로 조의(弔意)를 표하기 부족하다는 사람들 탓에 20여평 남짓한 장례식장 로비는 조화들로 가득 찼다.

화환까지 사절하는 것은 지나친 절제란 판단 때문이었을까. 화환 중에는 이명박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이 보낸 것도 눈에 띄었다.

모 국회의원 아들 결혼식을 8000여 평 잔디구장에서 3000여 하객을 불러모아 치르는 이 나라에서 성 원장의 '절제된 사부곡'이야말로 이 시대가 요구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제의 정점은 아닐까.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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