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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엔 병원장은 있어도 경영자는 없다?
[ 2008년 05월 09일 22시 20분 ]
“반짝하는 성과는 독약이나 다름없다. 그럼에도 임기 중에 큰 탈만 없으면 된다는 소극적인 마음을 갖게 될 수밖에 없는 게 현재 구조다. 이런 식의 병원장 배출 방식은 아마추어 경영으로 이어지고 아마추어 경영은 큰 희생을 불러 일으키게 된다.”
‘의료업계의 맥킨지’로 불리우는 엘리오&컴퍼니의 박개성 대표. 그는 데일리메디와 만난 자리에서 현재 국내 병원계에는 “병원장은 있어도 경영자는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전문경영인에 의한 병원 경영이 아니고서는 한국 의료의 경쟁력을 논할 수 없다고도 했다. 그렇다면 병원장의 임기와 병원의 발전 방향, 그리고 발전 속도는 어떠한 상관관계가 있을까.
그는 해답을 서울아산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의 전략에서 찾고 있다.
박개성 대표는 “이들 병원이 상대적으로 빠른 속도를 내면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일궈낸 데에는 단지 막강한 재벌 병원이라서가 아니라 대형 조직을 이끌 수 있는 수장으로서 장기적으로 연속성을 가지고 경영을 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서울병원 이종철 원장의 경우, 2000년 12월1일부터 2005년 7월31일까지 5년간 제4, 5대 원장을 역임했다. 임기 3년의 제6대 원장을 거쳐 현재 제7대 원장으로 무려 7년 동안 병원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지난 1988년 개원한 서울아산병원은 초대 이문호 병원장 이후 지난 90년 3월 제2대 병원장으로 취임한 민병철 원장이 2000년까지 무려 6번이나 연임했다. 현 박건춘 원장도 정년 퇴임한 상황이지만 3임째이다.
일부 따가운 눈총을 받기도 했지만 이들 병원의 공통점은 소신있게 전략을 세우고 장기적인 로드맵을 실현할 수 있도록 수장들에게 최대한 많은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이다.
현재 연세의료원을 비롯한 사립대학교 병원장의 임기는 대부분 2년 연임 가능이고,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국립대학교 병원장의 임기는 3년 재임 가능이다.
박개성 대표는 “임기 2년은 성과를 내기에는 너무도 짧은 시간이다. 1년은 적응하느라 보내고 2년차에는 재임을 위해 신경써야 한다”면서 “이런 구조 하에서는 장기적인 전략을 구상하고 실행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병원장 임기는 최소 3년 그리고 연임 가능해야 한다는 것. “경영성과가 탁월한 경우에는 10년, 20년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여기에 “돌아가면서 경영자를 하는 형태는 동문회에서나 족할 뿐”이라고 말하는 박개성 대표는 “수백 명에서 수천 명에 이르는 구성원의 삷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경영자는 성과와 경영 역량으로 선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병원장을 명예직으로만 여기기엔 한국의 의료계와 병원의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는 얘기다. 때문에 제대로 된 비전과 전략 수립을 위한 병원장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박개성 대표는 “아무리 좋은 비전과 전략도 무기력한 병원장 앞에서는 무용지물로 전락하기 십상”이라면서 “지금까지의 병원장은 연공서열이 감안됐지만 앞으로는 경영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사람은 병원장이 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결론은 탁월한 경영자 없이 탁월한 병원은 없다는 것”이라면서 “스포츠에서 감독을 바꾸는 것이 팀의 절반 이상을 바꾸는 의사결정이듯이 지도자는 그 조직의 운명을 책임지는 사람”이라고 비유했다.
박개성 대표는 “비전과 전략을 세우는 일은 일반 관리자가 하는 것이 아니라 병원장이 가장 신경을 써야 하는 업무”라면서 “경영자는 올해의 이익을 내기에 급급하기보다는 장기적인 경영 역량을 기르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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