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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형 인간' 되려고 애쓰지 마세요
[ 2008년 05월 14일 03시 00분 ]
'일찍 일어난 새가 벌레를 먹는다'는 서양 속담이 있다. 입지전적 성공을 이룬 사람의 전기나 베스트셀러 자기 계발서들도 대부분 성공의 조건으로 '새벽형 인간'을 강조한다. 정말 성공을 하려면 잠을 줄이고, 새벽에 일찍 일어나야 하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노(NO)'다. 사람의 수면 유형은 대부분 타고난다. 때문에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올빼미형'은 아무리 애를 써도 '새벽형'이 되는 것이 쉽지 않다.

미국 UC샌프란시스코 의대 신경학과 루이스 프타섹 교수는 보통사람보다 몇 시간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사람(가족성 수면주기 전진증후군·FASPS)은 생체시계와 관련된 유전자(Per2) 변이가 원인이며, 전체 인구의 약 0.3%가 이 유전자를 지녔다고 지난해 1월, 의학전문지 '세포(Cell)'에 발표한 바 있다.

따라서 수면 전문의들은 노력해도 안 되는 사람이 굳이 새벽형 인간이 되기 위해 애쓸 필요가 없다고 충고한다. 동국대일산병원 신경과 김광기 교수는 "억지로 새벽에 일어난다면 하루 종일 피로와 졸음, 업무집중도 저하, 스트레스 증가, 우울한 기분 등과 같은 부정적 결과만 초래된다"며 "장기화되면 각종 질병에 걸릴 가능성도 커져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다"고 말했다.

사람의 수면과 각성 상태를 결정하는 '일주기(日週期) 리듬'은 뇌 중앙에 있는 '상 교차핵'에 의해 결정된다. 이것이 사람의 24시간 주기를 관장하는 이른바 '생체시계'다. 생체시계는 햇빛과 수면호르몬인 '멜라토닌'에 의해 영향을 받는데, 햇빛과 멜라토닌이 부족하면 일주기 리듬이 깨져 수면장애를 겪게 된다.

일반적으로 사람의 수면 유형은 세 가지다. 밤 10~12시에 자고 아침 6~7에 일어나는 유형, 새벽까지 일하다 아침 늦게 일어나는 '올빼미형', 밤 9시 이전에 잠들고 새벽 3~4시에 깨는 '새벽형'이다. '올빼미형'과 '새벽형'은 의학적으로 각각 '지연성 수면 위상 증후군'과 '전진성 수면 위상증후군'에 해당되는 수면장애다. 결국 매일 새벽 3시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한다는 세계 최고 부자 빌 게이츠도 수면장애 환자인 것이다.

단국대병원 신경과 김지현 교수는 "사람의 일주기 리듬은 청소년이 되면서 조금씩 늦춰져 올빼미형에 가깝게 되고, 다시 나이 들면 조금씩 당겨져 새벽형에 가깝게 되는 경향이 있다"며 "이처럼 나이나 생활 습관에 따라 일주기 리듬이 조금씩 변형될 수는 있지만 근본적으로 바뀌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광기 교수는 "성공하려면 잠을 줄여야 하는 것처럼 말하지만 사람의 정해진 수면 양을 줄이는 것이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의학적 권장사항도 아니다"며 "잠을 큰 폭으로 줄이면 업무효율 저하나 스트레스 증가와 같은 부작용이 반드시 나타나므로 일주기 리듬을 거스르지 않는 상태에서 조금 일찍 자고 조금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백선미 헬스조선 기자 miabae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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