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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파업' 합법 or 불법 갈림길 '첨예'
[ 2008년 05월 14일 03시 30분 ]
직권중재 제도가 폐지되고 새롭게 시작되는 필수유지업무 제도. 시행도 하기 전에 합법과 불법 사이의 기로에 선 가운데 병원 파업과 관련한 노사의 입장이 더욱 첨예하게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필수유지업무 제도’는 파업권을 사전에 제한한다고 비판받아 온 직권중재 제도를 폐지하는 대신, 노·사 자율 협정을 통해 파업 때 필수유지업무를 정하도록 2008년부터 도입된 제도. 노·사 교섭 결렬 때에는 노동위원회가 필수유지업무를 결정한다.

특히 필수유지업무 제도-대체근로-긴급조정권으로 직결되는 팽팽한 논란이 예상되는데다 필수유지업무 유지 불이행시에는 징계 및 민형사상 책임을 피해갈 수 없게 되면서 노사 모두 사활을 건 논쟁이 불가피해졌다.

14일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필수공익사업장 노동기본권 확보의 쟁점과 과제’를 주제로 한 국회 대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한결같이 시행 첫 해를 맞아 현실적으로 입법 취지를 살릴 수 있을지에 많은 의문을 쏟아냈다.

우선, 홍명옥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교섭력이 취약한 중소사업장 중심으로 80% 이상 업무를 필수유지업무로 정하는 내용의 협정이 체결되고 있다”면서 “수술-검사-입원 등으로 이어지는 연속 업무 때문에 파업 참가 자체가 불가능해 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만약 개별사업장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는 노동위원회가 거의 모든 업무를 필수유지업무로 결정한다면, “이는 헌법에 보장된 단체행동권을 제약하는 또 다른 직권중재”라는 게 그의 단언이다.

“전체 비율로 대략 40%만 넘으면 파업 효과가 거의 없으며 필수유지업무 관련 부서는 핵심부서, 핵심동력이므로 여기가 필수유지업무가 되면 전체 파업의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그럼에도 노동부는 무엇보다 공익권 보장에 무게중심을 두고, 공익과 쟁의권의 균형을 도모할 수 있도록 주력하겠다는 방침을 천명했다.

노동부 노동조합과 최준하 서기관은 “병원 사업의 많은 업무는 국민의 생명, 건강, 신체의 안전에 관련되는 업무로서 소위 필수서비스이면서 최소서비스 유지 대상으로 볼 수 있다”면서 “파업권의 제한이나 금지가 가능하다”고 제도 도입 배경을 공고히 했다.

물론, 각 병원별 의료서비스의 내용, 대체의료 기관에 의한 서비스 대체성, 파업의 조직화 수준 등에 대해서는 당해 사업장 노사가 가장 잘 이해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급적 자율적 체결이 바람직하다는 게 기본 원칙이다.

하지만 노동부는 “필수유지업무협정 체결을 위한 교섭은 노사간 근로조건 결정에 관한 협상이 아니며 쟁의행위를 할 때 기준을 정하는 것으로서 공익적 성격을 감안해야 한다는 점에서 자율 교섭이 어렵다면 노동 위원회가 결정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단, 노사 어느 일방이 고의로 협정 체결을 지연시킬 의도로서 형식적 교섭 요구만 하면서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는 경우까지 자율교섭 원칙을 적용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다각적인 접근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가 법을 어기는 불법파업으로 구속, 해고, 노사 갈등이 반복되면서 법이 유명무실화될 것인지, 최소한의 파업권 보장을 통해 현실적으로 입법 취지를 살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숙경기자 jsk693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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