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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계 노사 기선 잡기 '팽팽'
[ 2008년 05월 14일 21시 54분 ]
병원 노사 현장이 뒤숭숭하다. 춘투(春鬪)가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예정된 시기보다 보름여가 연기된 상태에서 막을 올린 2008 보건의료 산별교섭 상견례(14일)[사진]에서도 노사는 상호 간 입장차만 확인한 채 돌아섰다.

사측은 5년째 접어든 산별교섭 정착을 위해 노무사를 선임하고 부대표 자격으로 참석, 교섭 전략을 내세웠지만 노조측은 이는 기존의 약속을 뒤집는 처사라면서 강력히 반발, 첨예한 대립 양상을 보였다.

사측은 이날 교섭 시작과 함께 이미 “2004년부터 거론돼 왔던 노무사의 교섭 참가에 대해 노조가 전향적인 입장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거듭 주장했다.

경상대병원 정진명 원장은 “병원 산별중앙교섭이 올해로 5년차를 맞이했다”고 운을 떼고 “시각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해마다 발전하고 있다고 판단, 성숙된 노사 관계로 발전될 수 있도록 사용자협의회에서 결정된 심종두 노무사를 인정해 달라”고 말했다.

사측은 여기에 “올해에도 사실상 산별중앙교섭과 지부교섭을 동시에 진행한다는 점이 사용자에게는 큰 부담이 되고 있다”면서 “사용자의 어려움과 고충에 대해 노조측에서도 함께 고민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특히 “병원계가 전체적으로 경영 활동에 있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 병원 사업장 간 경쟁은 물론, 낮은 의료 수가, 의료시장 개방 등에 대처하기 위해 병원계 노사 힘을 모아야 할 시점이라는 점을 감안해 달라”는 것.

그러나 보건노조는 “일단, 노무사가 부대표의 자격으로 참석하게 되면 사용자들이 모든 권한과 책임을 떠넘기고 아무도 책임지려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고 산별교섭의 취지를 무색케함으로써 대표성이 있는 교섭이 될 수 없다”고 못박았다.

홍명옥 위원장은 “보건노조가 산별노조를 만들고 5년차에 이르기까지 많은 어려움과 노사 당사자 간 많은 노력이 있지 않았냐”면서 “적어도 5년차 오류와 어려움들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필수유지업무 제도에 대한 의견차도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어 단시간 내에 합의를 보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 보건노조는 그 동안 사용자들이 산별교섭에 나서면서 부담감과 노사 갈등이 심해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갖는 게 당연한 심정인 줄 알지만 좀 더 멀리 내다보기를 주문하고 있다.

직권중재 제도가 폐지되고 올해부터 필수유지업무 제도가 시행되면 사측은 파업이 빈번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지만 노조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파업의 영향력이 확대돼 사회적 명분이 없으면 파업 돌입 자체가 힘들어질 뿐만 아니라 파업 결정 절차도 까다로워진다는 논리에서다.

보건노조는 “산별교섭이 제대로 이뤄지려면 사용자측도 적극적으로 사회적 역할을 고민하고 특성별 병원 사업장이 고루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들은 올해 임금인상은 정규직 10.2% 인상, 비정규직은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지급하되 임금격차 해소를 위해 총액대비 20%를 인상 요구키로 했다.

아울러 ▲정규직 인력 충원 ▲의료기관평가제도 개선 ▲100억 산별연대기금 확보 ▲비정규직 정규직화 및 차별시정 ▲필수유지업무제도와 대체근로 폐기 및 노동기본권 확보를 산별중앙교섭을 통해 쟁취해 나갈 방침이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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