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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삼성 넘자" 총력 가톨릭에 또 암초
[ 2008년 05월 21일 03시 00분 ]
거대 그룹과 대학병원 중심의 혈투 속에서 가톨릭의료원이 또 하나의 재벌 병원 등장으로 긴장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현대, 삼성에 이어 두산까지 그야말로 '산 넘어 산'의 형국이다.
국내 내로라하는 재계 상위 그룹들이 대학병원과 호흡을 맞추면서 사활을 건 경쟁이 불가피하게 됐다. 소위 '기업형 병원'의 틈바구니 속에서 가톨릭의료원이 배수의 진을 치지 않으면 안 되는 절체절명의 시점인 셈이다.
특히 서울아산병원(송파구)-삼성서울병원(강남구)-중앙대병원(동작구)은 서초구 소재인 강남성모병원과 직선거리로 불과 10km 내외의 부근에 인접, 향후 판도 변화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접전이 예상된다.
그림상으로 가톨릭의료원은 이들 3개 병원의 삼각 축에 포위된 모습이다.
사실 1990년대 초반, 의료계 빅뱅을 몰고 온 서울아산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이 등장하기 전까지만 해도 가톨릭의료원은 서울대-세브란스와 함께 의대에서 병원으로 이어지는 고유의 '명성'을 공고히 해 왔다.
그러나 일대 혁신을 일으킨 아산과 삼성의 출현으로 기업형 병원 시대가 본격 개막됐고,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했던 가톨릭의료원은 결국 '추월' 당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서울아산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은 전국구 병원으로 굳히기 모드에 돌입했고, 상당수의 충성 환자를 확보한 상태여서 높은 벽을 실감하고 있는 상태다. 그런 가운데 이번 '두산-중앙대병원' 라인까지 등장하자 긴장의 연속이다.
줄곧 기회를 노리면서 절치부심해 온 가톨릭의료원은 다행히 내년 5월 지상 22층, 1200병상이라는 매머드급으로 거듭날 서울성모병원 개원을 앞두고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가톨릭 교회 차원에서도 유례가 없을 정도로 5000억원이 투자된 대규모 프로젝트 완료를 앞둔 시점에서 터진 두산의 병원계 진출에 긴장을 감출 수 없는 눈치다.
가톨릭의료원 A교수는 "전반적으로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아무래도 서울대병원을 혁신적으로 이끈 주인공이 박용현 원장이기 때문에 향후 중앙대의료원도 특유의 카리스마와 리더십으로 이끌 가능성이 높아 많은 변화가 예고된다"고 조심스레 내다봤다.
막강한 재원과 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지지, 거기에 그룹 병원 설립을 꿈꿔왔던 '박용현 원장'의 로드맵이 탄력을 받게 되면 가톨릭의료원이 또 한번 추월을 당할 수 있을 것이라는 위기의식이다.
다만 중앙대병원이 현재까지 용산, 흑석동 등을 포함한 지역구 병원이라는 이미지를 쇄신하는 데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점과, 의료진의 실력으로 승부하기에는 "가톨릭의료원이 우위를 점하지 않겠냐"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가톨릭의료원 관계자는 "비약적인 발전으로 빅5 대열 진입을 노리고 있는 경희대, 고려대, 한양대를 제치는 것도 중앙대병원이 하루아침에 이루기에는 무리"라고 말했다.
"두산그룹과 손을 잡은 중앙대병원 라인의 등장이 다소 가톨릭의료원에는 위기로 작용할 수 있겠으나 다른 측면에서 보면 좀 더 분발할 수 있는 자극제가 되지 않겠나"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엘리오 & 컴퍼니 박개성 대표는 "아산이나 삼성이 등장했을 당시에는 기업형 병원에 대한 거부감이 컸으나 현재는 그러한 거부감도 상당 부분 줄어들었고 이번 사례는 무한경쟁 시대에 어느 누구도 긴장의 고삐를 늦추면 도태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셈"이라고 시사했다.
그는 "이제는 병원도 과거처럼 고정화된 브랜드만으로 승부를 거는 시대는 지났다"면서 "비단 강남성모병원만이 위기 의식을 느낄 것이 아니라 전 병원이 안테나를 세우고 어떻게 경쟁력을 확보할 것인지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i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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