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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건강보험 당연지정제만 유지
[ 2008년 05월 20일 22시 00분 ]
20일 보건복지가족부가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를 유지,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입장을 재차 표명했다. 최근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미국형 의료보장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확인한 셈이다.
영화 '식코'를 통해 미국식 의료보험제도의 폐단이 잘 알려졌기에 정부의 이번 발표는 국민들을 안심 시키는데 어느 정도 일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복지부의 입장표명은 겉으로는 당연지정제 유지라는 보기 좋은 포장을 했지만 속내를 들여다 보면 '속빈강정'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정부가 건강보험 민영화 계획은 없다고 못 박았으나 향후 도래할 수 있는 민영의료보험 활성화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2% 부족함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당연지정제 완화 및 폐지의 경우 이전 정부에서도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이명박 정부도 전체 건강보험 틀을 흔드는 행위는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피력한 바 있다. 특히 작금의 상황은 이미 당연지정제 유지가 기정사실화 돼 있으므로 복지부의 이번 발표는 뒷북치는 모양새를 벗어날 수 없다.
물론 복지부는 이번 발표 이유로 국민들이 인터넷을 통해 '건강보험민영화'라는 왜곡된 정보를 접하고 있어, 이를 바로잡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아쉬운 측면이 적지 않다. 국민건강 수호라는 막중한 책임을 지는 부서라면 국민들에게 당연지정제를 유지한다는 점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논란이 적지 않은 민영의보 활성화에 대해서도 공식적으로 언급하는 것이 옳지 않았을까 한다.
시민단체 역시 복지부의 발표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다. 건강세상네트워크의 경우 논평을 통해 "복지부는 국민들이 우려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듯하다"며 "국민들은 의료서비스 민영화 및 산업화에 불안해하고 있는데 복지부는 전혀 해명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복지부가 간과하고 있는 또 한 가지가 있다. 바로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인 보장성확대 문제를 향후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가 하는 부분이다. 이 날 발표에서도 구체적인 로드맵은 제시하지 않았다.
아직 정부 출범 초기단계라는 점을 감안할 때 무리한 요구라고 지적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실용주의를 표방하는 새 정부가 산업화 및 성장에만 치중해 분배개념이라고 할 수 있는 보장성 강화에는 자칫 소홀하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 커져가고 있다면 이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 공개는 정부의 당연한 책무이다.
작금의 복지부는 여론에 너무 민감하다.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파동으로 정국이 혼란스러운 시점에 혹시나 민영의료보험 활성화 논란으로 그 불똥이 튀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이 작용했을 가능성도 있을 법 하다.
현 시점에서 복지부는 당연지정제 유지만으로 만족할 것이 아니라 민영의료보험 활성화에 대한 정부의 기본입장을 우선적으로 표명했어야 했다. 또한 민영의보 활성화 정책 추진시 발생할 부작용 대처방안 및 보장성 강화도 보다 깊은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남기자 maha@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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