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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정치권 눈 밖에 난 의료계
[ 2008년 05월 25일 21시 51분 ]
"의사단체는 정치권과 소통하는 기술이 부족한 것 같다. 특히 나쁜 기억만 떠올리는 비상한 재주를 겸비했다"

지난 4년간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에서 활동한 한 야당 의원은 의사단체의 정치력 부재(不在)를 이 같이 꼬집었다.

그가 말하는 의사단체의 문제점은 "고맙다는 인사에 인색하다는 점과 이익단체의 이미지, 좋고 싫음이 너무 분명하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사안에 따라 동지도 적도 될 수 있는 정치권에 의사단체의 외골수(骨髓) 이미지는 득 될게 없다는 것이다.

의사단체가 영역 수성에만 몰두하고 있는 듯한 모습도 정치권과의 소통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경영난으로 문 닫는 병·의원이 늘고 있으나 아직까지 정치권이 바라보는 의사단체는 헤게모니(주도권)를 쥔 강자인 듯하다.

보건의료인 출신 의원에게 나온 말이어서 문제의 심각성은 크다. 실제로 의사단체는 직능 출신 의원들과의 관계설정에서조차 미숙한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달 20일 의협 대의원총회는 의사들의 정치력 미숙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결정판이라고 해도 과언(過言) 이 아니다.

이 날 총회에 참석한 한나라당 안홍준 의원(의사)은 "필수유지업무 강화 내용을 담은 노사관계법을 두고 민주노총의 반대가 심했는데도 악역을 다 맡았다. 하지만 병협은 내가 환노위 간사라는 사실조차 몰랐다"며 섭섭함을 드러냈다.

의협이라고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안 의원은 "100주년 기념학술대회 개막식에 의사 출신 국회의원조차 초청하지 않았다. 굉장히 섭섭했다"며 공개적인 장소에서 의협을 질타했다. 정치인으로서는 드문 감정표출이었다.

의사단체가 간과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정치인은 정치논리를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는 점이다. 실상 의사들의 논리에 수긍이 가더라도 정치적인 손익계산을 따져 입장이 수시로 바뀔 수 있다.

직능 출신 의원들은 입버릇처럼 "나는 의사가 아니라 정치인"이라는 말을 한다. 의사단체가 유념해야 할 대목이다.

지향하는 이념이 다르다 해도 노골적인 거부감은 정치적인 입지를 좁히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미운 자식이 예쁜 짓을 하면 더 눈길이 가는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이제 18대 국회 개회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다. 현안이 산적한 의사단체들이 이번 국회에서 정치력을 발휘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정치권과 소통하느냐 여부는 온전히 의사들의 몫으로 남아있다.
음상준기자 esj1147@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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