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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안되는 환자 사절' 진료거부 논란
[ 2008년 05월 26일 21시 52분 ]
찢어진 이마를 치료해 주지 않은 성형외과 의사, 진료거부는 최후의 선택일까.

경남 지역의 일부 성형외과가 얼굴 상처를 봉합하기 위해 찾아온 환자에게 진료를 거부하고 되돌려 보낸 일이 알려지면서 성형외과 의사들의 도덕성이 또 다시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일선 개원가에서는 비싼 미용 성형만 할 뿐 보험이 적용되는 치료 성형은 하지 않는 이른바 ‘돈 되는’ 수술에만 쏠려 있는 것 아니냐”는 날선 지적이다.

“예기치 않은 사고로 외상을 입어 인근 성형외과 여러 곳을 둘러봤는데도 하나같이 미용 성형만 가능하고 그런 치료는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 주로 ‘진료거부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환자들이 해당 보건소측으로 제기하는 민원의 형태다.

26일 수원시 보건소 관계자는 “얼마 전 이와 유사한 사례로 민원이 접수돼 조사에 나선 경험이 있다”면서 “의료진들이 많지 않은 개원가의 경우, 간호사들이 접수 과정에서 ‘예약제’라거나 ‘수술 중’을 이유로 들어 간혹 환자들과 논쟁을 벌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의료법 제16조에 따르면 의사는 진료 또는 조산의 요구를 받은 때에는 정당한 이유없이 이를 거부하지 못하고 만일, 이를 위반했을 때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고 명시돼 있다.

문제는 진료거부라는 것이 사실상 기준을 명확하게 설정하기 어렵고, 보건소 차원에서 처벌 조치를 내리기에도 상당 부분 애매하다는 데 있다.

의사의 진료거부 금지의무의 핵심은 ‘과연 언제가 의료를 거부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때에 해당하는가’ 하는 점에 있기 때문.

성형외과가 진료를 거부하면 해당 보건소는 의사자격정지 1개월의 행정조치와 함께 검찰에 고발조치를 할 수 있다. 그러나 해당 보건소에서는 이를 적발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강남구 보건소 관계자는 “만약 의사가 학술대회에 참석해 부재중이라거나 수술중이라고 한다면 사실상 고의적으로 진료거부를 했다고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 “또 의료법 위반으로 적발되면 중처벌이나 마찬가지인데 성형외과 의사들이 눈에 보이게 진료거부를 하는 일은 없다고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동작구 A성형외과 한 원장도 “진료거부를 하게 되면 의료법 위반으로 최소한 면허 및 자격정지 조치를 받게 된다. 불법 의료광고로 적발돼도 자격이 정지되는데 하물며 어떤 의사가 대놓고 진료거부를 하겠냐”고 말했다.

“미련한 의사의 경우가 아니라면 진료거부라는 것은 사실상 가시적으로 적발하기 힘들 것”이라는 귀띔이다.

그럼에도 아직도 진료거부가 암암리에 발생하는 있는데는 그 원인이 ‘저수가 정책’에 있다는 지적의 목소리도 높다.

대한성형외과학회 간행홍보이사 장영철 교수는 “봉합술을 성형외과에서 했다고 하자. 그러나 사실 개인 의원급에서 의료보험을 청구할 경우, 상당히 그 절차가 복잡하고, 설령 공단에 청구를 한다해도 삭감을 많이 당한다”면서 “근본적으로 저수가 정책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경기불황, 개원의 수 증가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이 심화되는 상황에 저수가 정책이 더해지면서 개원가는 생존 위기 속에서 보험환자보다는 비보험 환자를 우선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장영철 교수는 “성형외과의 경우 현재 안면부 환자에 대한 수가는 대만의 1/3, 일본의 1/4의 수준에 불과하다”며 “환자를 많이 보면 볼수록 손해가 더욱 커지는 상황에서 보험환자를 피할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저수가 정책은 뒤로 미룬 채 의사의 도덕성만을 운운하는 것도 문제라는 것.

장영철 교수는 “정부가 확실히 이를 사회적인 문제로 확산시켜 저수가 정책 등 근본적 원인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면서 “이후 성형외과학회 이사회에서도 안건으로 상정해 본격적으로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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