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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대접한다던 서울대병원 '망신살'
[ 2008년 06월 02일 21시 55분 ]
올해 초 병원계 최초로 수련 가이드라인까지 마련하며 전공의 처우개선을 공언했던 서울대병원이 최근 일어난 폭행사건으로 망신살만 뻗치게 됐다.

서울대병원은 지난 1월 전공의 수련환경의 대대적 변화를 꿰한다는 취지에서 수련 지침서를 제정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그동안 병원계는 전공의 수련 가이드라인 제정의 필요성은 공감하면서도 병원 규모와 여건이 달라 획일적인 적용이 합리적이지 못하다는 이유로 지침서 제정을 미뤄왔다.

때문에 서울대병원의 가이드라인 제정은 당시 병원계의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병원 역시 타 병원과의 차별성을 주장하며 전공의 처우개선에 자신감을 보인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 불거진 전공의 폭행이 이미 수년간 상습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서울대병원이 야심차게 준비했던 수련 지침서의 무용지물 돼버렸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서울대병원의 전공의 수련 지침서에는 상사의 폭행으로부터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어떤 조항도 들어있지 않아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는 질타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 데일리메디가 입수한 '서울대병원 전공의 수련 및 근무지침'을 확인한 결과 전공의 폭행과 관련한 내용을 찾을 수 없었다.

특히 제3장 복무 규정에는 '규정을 준수하고 직무상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수련 및 복무지침에 어긋나지 않는 한 상급자 및 상사의 지시를 준수해야 한다' 등 복종 만을 부각시키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제4장 포상 및 징계 규정에서는 '복무질서를 문란시키는 행위', '상사의 지시에 따르지 않는 경우'를 징계 대상으로 지목할 뿐 상사의 폭행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서울대병원에서 수련을 마친 한 전문의는 "실제 진료현장에서 담당교수의 말 한 마디는 법으로 통한다"며 "지시가 불합리하더라도 무조건 복종을 해야하는게 전공의들의 처지"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병원과 전공의들이 협의해 마련한 수련 지침서는 형식일 뿐 실상은 다르다"며 "언젠가는 터질 일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수련 지침서가 시행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상태에서 폭행 사건이 불거진 것에 대해 곤혹스러워 하면서도 지침서 의미가 퇴색되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이번 폭행 사건에 대해서는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수련지침은 전공의 처우 개선을 위해 어렵게 마련된 만큼 지속적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병원은 재발 방지를 위해 전공의들과 방법을 찾을 것"이라며 "수련 지침 반영 여부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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