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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곤란하면 환자 퇴원이나 방해말라"
[ 2008년 06월 17일 22시 09분 ]
‘존엄하게 죽을 권리’를 주장하고 있는 김모씨(75) 자녀들이 법원에 ‘무의미한 연명 치료행위 가처분 신청’을 한데 이어 지난 13일 ‘퇴원 방해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서울서부지법 305호 법정에서 열린 ‘무의미한 연명 치료행위 가처분 신청’ 2차 공판 자리에서 김씨 측 대리인 신현호 변호사는 “현재 피신고인 병원 측에서 연명 치료 중지가 곤란하다면 다른 병원으로 옮기겠다는 뜻으로 신청 변경을 제출했다”고 피력했다.

사실상 ‘존엄사’에 대한 법적 공방이 불거지고 있어 다른 병원에서 김씨를 받아줄 확률은 낮다. 때문에 이 같은 신청은 향후 치료 중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될 것을 우려, 최소한 집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싶으니 ‘퇴원은 방해하지 말라’는 뜻이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모씨(75)는 올 2월 S대학병원에서 기관지 내시경을 받던 중 폐혈관이 터져 의식이 없는 상태에 빠져 현재 뇌사 판정을 기다리고 있다.

이에 대해 김모씨 자녀들은 치료 중지 가처분을 신청, 김씨가 자연스럽게 죽음에 이를 수 있도록 인공호흡기, 약물 투여 및 영양공급 등 무의미한 연명 치료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1,2차 공판을 통해 “무의미한 생존 강요는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한다”는 김씨 측 주장과 “의료인에게는 환자의 생명 보호가 기본적인 의무다”라는 병원 측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이런 와중에 제출된 ‘퇴원 방해 금지 가처분 신청’은 병원의 입장을 배려해 양해를 구한 측면도 있다는 것이 신현호 변호사의 설명이다.

신 변호사는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인 만큼 기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환기 차원에서 ‘퇴원 방해 금지 가처분 신청’을 한 것”이라며 “사실상 병원 측도 치료를 중지하기 곤란한 입장이기 때문에 이번 신청 변경은 결국 합의점을 찾자는 얘기다”라고 설명했다.

10여 년 전 환자의 요구로 치료를 중단한 의사가 살인방조죄로 처벌받은 판례(소위 ‘보라매 사건’)가 있어 병원 측도 어쩔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향후 두 개의 가처분 신청은 다음 달 10일경 결과가 함께 고지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2차 공판에서 신현호 변호사가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현재 김모씨는 의식불명으로 인공호흡기에 의존하고 있는 상태며 각막반사, 통증반사, 지각력, 시각적 위험 등에 대한 반응이 없고 대상포진, 직장출혈, 혈압이상 등 상태가 계속 나빠지고 있다.
신의연기자 su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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