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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식 건보는 '두마리 토끼' 잡나
[ 2008년 06월 30일 03시 30분 ]
[기획 상]새 정부 출범후 기획재정부의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쟁점화 됐던 민영의료보험 활성화 정책. 의료산업화 정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기획재정부가 민영의보 활성화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자 동시에 미국식 의료보험이 도입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반발감이 사회 곳곳에서 피력됐다.

이 때 급부상했던 것이 바로 네덜란드식 건보제도의 국내 적용이었다.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의 궁극의 목표인 전 국민 보장성 강화와 현 정부의 실용주의 노선에 부합되는 것이 네덜란드 제도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복지부와 건보공단 관계자들이 네덜란드 현지로 출장을 다녀온 바 있어 일각에서 민영의보 활성화 대안으로 네덜란드식이 유력하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복지부는 건보제도를 네덜란드식으로 전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유인 즉, 국내 현실과 괴리되는 부분이 많다는 것. 그렇지만 정작 복지부는 민영의보 활성화에 대한 향후 추진 여부와 관련해서는 입장표명을 하지 않았다.

결국 민영의보 활성화는 예정된 수순으로 진행되고 네덜란드 제도를 전적으로 적용하지는 않겠지만 일부 장점은 수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내 현실을 감안, 적용 가능한지 짚어보고 네덜란드식 건보제도의 실체에 대해서 분석해 봤다.

네덜란드 건보제도를 국내에 도입하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민간보험사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수 있는 제반 조건을 마련하는 것이다. 정부가 만약 네덜란드 경우처럼 민영사회건강보험을 활성화 시킨다면 민간보험회사의 당연한 생리인 영리추구로 인해 그 폐해가 속출할 수 있으므로 이를 통제해야만 한다.

공단 관계자는 “네덜란드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비영리 보험회사가 다수 존재하고 있으며 정부가 엄격한 법적 테두리 안에서 보험회사를 규제, 관리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영리 보험회사가 대부분이고 이들의 자연스러운 이윤추구를 규제할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미 FTA가 본격화 되면 정부의 규제가 무장해제 돼 보험사에 대한 통제는 더욱 어려워질 수 있으며 거대자본이 국내 민간의료보험시장을 잠식, 의료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해질 수 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학계 일각에서도 네덜란드식 적용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이규식 교수는 “네덜란드와 한국은 인구구조 증가와 병의원 등 2개의 큰 틀에서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 제도는 역할이 매우 모호하며 현재 국내 의원급 규제를 감안할 때 적용이 힘들 것이다”고 피력했다.

또한 이 교수는 “현 네덜란드 건보제도는 지난 1989년 도입이 결정된 이후 2006년 본격 시행되기까지 17년의 시간이 걸렸다”며 “급변하는 국내 의료환경에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고 주장했다.

네덜란드 건보제도는 상품의 가격이 시장에 맡겨져 형평성과 효율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없는 형국이다. 정부나 가입자에 의한 감시가 이뤄지지 않으면 의료서비스 질과 형평성이 저하될 수 있다. 왜냐하면 보험자가 공급자에게 의료의 질을 낮추고 가격도 인하시키라고 협상과정에서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저렴한 의약품을 처방하면 보너스를 지급하겠다는 내용의 계약이 네덜란드의 한 보험자와 공급자간에 체결되기도 했다. 이에 해당 보험자는 환자와 의료공급자 단체로부터 소송을 당했으나 보험자가 승소한 바 있다.

관리운영비가 증가될 수 있는 단점도 있다. 공단 관계자는 "실제로 네덜란드는 지난 2006년도 4개월 동안 가입자 1인당 급여비출금액이 1265유로, 보험료 수입금액은 1825유로였는데 약 560유로가 관리운영비 등으로 지출됐다"며 "이는 총수입금액의 30%에 달하는 수준이다"고 설명했다.

정액보험료가 인상될 수도 있다. 가입자의 고비용 의료서비스 이용이 늘어나게 되면 가입자의 경우 보험자가 가입자를 위해 보험료를 낮게 유지해 줄 것으로 기대하겠지만 보험자 입장에서는 서비스 비용이 인상되면 보험료를 인상시킬 가능성이 높다. 2007년도를 기준으로 네덜란드 기본보험료는 2006년에 비해 약 8% 증가했으며 2008년도는 기본보험상품의 보험료를 10~12%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6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김영남기자 maha@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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