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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 전문약이 커야 나도 큰다
[ 2008년 07월 02일 05시 25분 ]
제약계에서 라이벌 제품을 보는 일은 이제 흔해졌다. 또한 예전 제약계에서는 라이벌 제품을 견제하고 무시하는 풍토가 만연했지만 이제는 서로를 깍아내리는 네커티브 전략보다는 상생을 기본으로 시장을 키워나가는 전략으로 바뀐지 오래됐다. 업계에서는 라이벌 제품이 존재하는 것이 단독제품으로 시장을 개척하는 것보다 손쉽게 시장확대를 이룰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파이 자체의 배분이 아닌 파이를 보다 크게 키워가는 것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쟁사 제품과 함께 마케팅을 진행하기도 하며 경쟁사의 임상결과를 이용하기도 하는 것이 요즘 업계의 추세다. 데일리메디가 전문약과 일반약들에서 형성되고 있는 라이벌 제품들을 살펴봤다.[편집자주]

전문의약품에서는 라이벌 제품과의 경쟁이 전체 시장을 키우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는 것이 제약계의 설명이다. 특히 네거티브 전략에 의존하게 될 경우 양 제품 모두 크게 타격을 입기 때문에 최근에는 이런 전략은 마케팅 방법에서 거의 사멸되고 있는 분위기다.

전문약 가운데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은 발기부전치료제 시장. 현재 국내에 출시돼 있는 치료제는 무려 6가지. 이 가운데 화이자의 비아그라가 1위로 독주하고 있는 가운데 동아제약의 '자이데나'와 릴리의 '시알리스'가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발기부전치료제 월별 처방량 점유율을 분석한 결과 자이데나는 지난해 12월 23.2%의 점유율로 22.5%의 처방량 점유율을 기록하는 데 그친 시알리스를 추월했다. 지난해 1월 자이데나는 20.8%의 점유율로 25.6%의 시알리스보다 4.8%p 격차를 보였지만 불과 1년 만에 이를 따라잡은 것이다.
반면 오랫동안 비아그라에 이어 발기부전치료제 No.2 자리를 수성하던 시알리스는 출시 2년차에 불과한 ‘신참’에 2위 자리를 내주는 수모를 겪게 됐다.

그러나 시알리스 가격이 자이데나에 비해 1.5배 높은 점을 감안하면 두 제품의 매출액에서는 시알리스가 상당한 격차를 두고 2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2007년 전체 처방량 점유율에서도 시알리스는 자이데나보다 2.5%p 앞섰다.

아울러 잇따른 점유율 하락으로 코마케팅을 통해 ‘야일라(종근당) 카드’를 꺼내든 레비트라는 지난해 1월 6.7%의 점유율에서 12월에는 10.3%까지 끌어올려 ‘코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봤다. 하지만 야일라의 출시 시점인 지난해 3월 야일라와 레비트라의 점유율 합계가 13.2%까지 치솟았다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 점유율이 10.3%까지 내려앉은 것을 감안하면 향후 성장세를 낙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이밖에 비아그라는 지난해 1월 47%의 점유율에서 12월 42%로 다소 주춤했지만 부동
의 1위는 고수했으며 '국산발기부전치료제 2호' SK케미칼의 엠빅스는 출시 두 달만에 2.1%의 점유율을 기록, 아직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체 처방량 점유율은 비아그라(43.9%), 시알리스(23.9%), 자이데나(21.4%), 야일라(5.9%), 레비트라(4.6%), 엠빅스(0.3%)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2005년말 출시된 리바로(중외)와 바이토린(MSD), 올해 초 시장에 등장한 바라크루드(BMS), 레보비르(부광)가 각각 고지혈증치료제, B형간염치료제 시장에서 선두권에 진입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차세대 스타틴 계열로 출시 때부터 주목을 받았던 리바로와 바이토린은 2006년 각각 101억원, 103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성공적인 데뷔 첫 해를 보냈다.

특히 두 제품은 올해 들어 유사한 매출액 및 성장률을 기록하며 본격적인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전반적으로 리바로가 근소한 우세를 유지한 가운데 바이토린이 호시탐탐 역전을 노리고 있는 형국이다.

각각 지난해 초 출시된 B형간염치료제 바라크루드와 레보비르 역시 리바로·바이토린과 비슷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출시 초기 시장 판세는 한 달 먼저 시장에 진입한 바라크루드가 레보비르에 근소하게 우위를 지키고 있다가 역전과 재역전을 거듭하며 치열한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아울러 GSK와 MSD의 백신전쟁도 눈에 띈다. 양사는 로타바이러스와 자궁경부암 백신개발에 착수하면서 수 년전부터 한판 싸움을 예고했다.

한국MSD의 경우 로타바이러스 백신인 '로타텍'과 자궁경부암 백신 '가다실'을 허가받아 지난해 9월 이미 국내에 제품을 출시했다. GSK는 최근 로타바이러스 백신인 '로타릭스'를 허가받은 데 이어 조만간 자궁경부암 백신인 '서바릭스' 시판승인을 받을 예정이다.

로타바이러스는 유아들에게 발생하는 가장 흔한 질병 중 하나인 설사의 주요 원인.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한 번 이상은 감염된다고 알려질 정도로 감염빈도도 높다. 특히 국내에서 위장관염으로 입원한 유아들의 46%가 로타바이러스 때문인 것으로 추정될 정도로 생후 6~24개월 사이의 영유아에서 발병률이 높다. 때문에 GSK와 MSD는 각각 '로타릭스'과 '로타텍'을 허가받아 로타바이러스 백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와 함께 양사는 '서바릭스'와 '가다실'로 자궁경부암 백신전쟁도 시작했다. 하지만 양사 관계자들은 서로의 제품을 평가절하하기 보다는 서로 제품을 인정하며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러한 움직임은 최근 제약계 전체 분위기를 대변하는 것.

라이벌 제품이 존재하는 것이 단독제품으로 시장을 개척하는 것보다 손쉽게 시장확대를 이룰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품을 환영하는 분위기가 제약계의 최근 인식이다.
제약계 관계자는 "예전과 같은 라이벌 제품 헐뜯기는 점차적으로 사라지는 추세다"며 "헐뜯기는 서로의 제품 죽이기라는 인식이 확산되며 라이벌 제품을 인정하고 이를 통해 시장 전체 규모 확대에 보다 열중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일반약, 라이벌 제품을 이겨라

일반약의 대표적인 라이벌 제품이 존재하고 있는 잇몸치료제 시장의 2007년 국내 잇몸질환치료제 시장규모는 약 700억원으로 파악되고 있는 가운데 2003년 대비 2배 증가했다.

잇몸치료제의 대표적인 라이벌은 명인제약의 '이가탄'과 동국제약의 '인사돌'. 두 제품은 TV광고를 통해 경쟁적으로 소비자에게 이름을 알리며 잇몸치료제 시장의 대표 제품으로 자리잡은 상태다. 특히 2006년을 기준으로 봤을 때 인사돌이 시장점유율 46%(2006년, 생산금액기준)로 지배적 입지를 점하고 있고 이가탄은 23%로 그 뒤를 쫓고 있다. 이와 함께 소화제 시장에서도 '활명수'의 라이벌전은 오랜시간동안 지속돼 왔던 제약계의 대표적 경쟁 분야.

동화약품의 '활명수'는 1897년 처음 출시돼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롱런 제품으로 소화제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어왔다. 그러다 1965년 삼성제약에서 탄산가스를 함유한 '까스명수'가 등장하면서 활명수 아성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동화약품도 가스를 첨가 '까스활명수'로 맞대응하면서 양사는 치열한 경쟁에 돌입했다.

아슬아슬한 경쟁우위를 지키던 1990년대 '부채표가 없는 것은 활명수가 아닙니다'란 광고로 차별화를 시도하면서 현재까지 물약소화제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소화드링크 까스활명수와 까스명수가 각각 젊어진 광고를 선보였다.

최근 신화의 김동완을 모델로 기용한 동화약품은 까스활명수의 새 모델로 젊은층으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탤런트 이윤지를 앞세웠다. 삼성제약의 까스명수는 신인 배우 김인서를 내세워 젊은 이미지를 내보이며 다양한 연령대를 타깃으로 소비자층의 확대를 꾀하고 있다.

숙취해소제에서도 라이벌전 치열

업계에 따르면 숙취해소음료 시장규모는 지난해 860억원대로 전년대비(700억원)보다 20%이상 확대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992년 출시된 CJ제일제당의 컨디션은 15년동안 단 한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고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컨디션의 지난해 매출은 약520억원 수준으로 전체 시장의 60% 점유율을 보였다. 병수로는 2000만병이 넘는다.

지난해 8월 CJ제일제당은 숙취해소 효능을 강화하고 용량을 증대한 '컨디션 파워'를 새롭게 선보였다. CJ제일제당은 국민타자 이승엽과 방송인 김제동을 함께 출연시킨 광고를 통해 가장 치열한 시즌인 연말 마케팅을 강화했다.

1992년 출시된 이후 컨디션의 독주가 이어지면서 한때 20여개까지 이르렀던 숙취해소음료는 그래미의 '여명808', 동아제약의 '모닝케어' 등 5~6개 제품만 남았다. 이중 특히 모닝케어의 경우 컨디션 파워에 맞대응해 탤런트 정준호가 과도한 음주로 곤란한 상황을 겪는 모습을 코믹스럽게 연출했다.

제약계 관계자는 "일반약의 경우 라이벌 제품과 함께 시장을 키운다기보다는 경쟁제품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며 "한정된 시장이기 때문에 보다 활발한 마케팅을 통해 고객확보가 우선이다"고 말했다.
이승재기자 leesj@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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