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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엄사 가처분 기각은 법원의 책임회피"
[ 2008년 07월 10일 21시 50분 ]
“존엄사에 대한 가처분 신청의 기각 판결은 탁상공론의 결과에 불과하다.”

식물인간 상태의 노모 김모(75)씨에게서 생명연장 장치를 제거해 달라는 ‘연명치료행위 중지 가처분 신청’이 ‘생명권이 우선이다’라는 이유로 10일 기각됐다.

이와 관련, 서울대병원 암센터 허대석 교수[사진]는 “법원은 현장에서 판단하라고 하면서도 막상 일이 터져 판결이 필요할 때는 불분명한 기준으로 ‘생명권’만 주장한다”고 피력했다.

인공호흡기를 제거한 의사에게 실형을 선고한 소위 ‘보라매 사건’이 발생한지 10년이 지났음에도 또 다시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는 작금의 현실에 대한 성토다.

허대석 교수는 “환자의 생명을 연장시킬 수 있는 과학기술은 날로 발전하고 있는데 국내법은 수십 년 전에 마련된 것”이라며 “법원은 명확한 기준도 마련해주지 않으면서 늘 책임은 의사에게만 떠넘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료 현장에서는 존엄사에 대한 문제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음에도 법원은 현실적인 부분을 회피하려 한다는 판단에서다.

허 교수는 "법원이 주장하는 ‘환자의 회생 가능성’은 다만 확률일 뿐,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 없다"며 "존엄사는 '생명권' 이외에도 가족들의 부담, 무의미하게 사용되는 의료 장비들, 이로 인한 사회적 손실 등 복합적이고 현실적인 부분이 고려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그는 "이런 판결이 오히려 의사들을 무조건적인 방어 치료의 현장으로 몰아넣고 있으며 환자의 고통을 고려하지 않는 이런 식의 연명치료는 오히려 의사의 윤리원칙에 어긋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때문에 존엄사에 대한 세밀하고도 정확한 기준이 절실하다는 것.

허대석 교수는 “연명치료가 정말 환자의 ‘생명을 연장’하는 것인지 ‘고통을 연장’하는 것인지에 대한 입법적 기준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불확실한 법으로 인해 의사들이 모든 책임을 전가 받는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이번에도 법조계가 존엄사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지 않고 그때 그때 일시적인 판결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이는 오만한 결정”이라고 강한 불만감을 피력했다.
신의연기자 su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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