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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서울병원 '이전 or 재건축' 골머리
[ 2008년 07월 21일 21시 57분 ]
국내 최대 정신과 의료기관(960병상)인 서울 광진구 소재 국립서울병원의 이전 문제가 다시 급부상했다.

이 지역 한나라당 권택기 의원은 오늘(22일) 오후 '국립서울병원 이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열고, 지역민과 광진구청· 보건복지가족부 관계자 등과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는다.

지난 1961년 준공된 국립서울병원은 제반시설 노후로 인해 20년에 걸쳐 병원 이전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으며, 2000년대 들어 보건복지가족부가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면서 지역민과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병원이 위치한 광진구 중곡동 주민들이 '서울병원의 이전 없이는 지역 개발이 불가능하다'며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병원이 지역 중심부에 자리한 데다 정신과 병원이라는 점, 노후된 시설로 인해 지역 땅값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불만이 높은 상황이다. 때문에 수도권 인근으로 병원을 이전해야 한다는 것이 지역민과 광진구청의 주장이다.

반면 복지부는 마땅한 의료부지가 없는 만큼 이전보다는 재건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오랫동안 재건축 사업을 준비해 왔으며, 관련 비용도 확보했다고 했다. 지역민과 광진구청 등이 주장하는 포천 등으로의 이전은 '교통 전급성 등을 감안해 수용하기 어렵다'며 난감해 하기도 했다.

서울병원이 정신보건 관련 정책개발·연구기능 수행기관으로 역할 변경도 이전 사업이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지역 개발 차원에서 병상 수를 줄이고, 체육시설 등의 제반시설 확충을 당근으로 제시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지역개발을 원하는 지역민과 연구중심 정신과 의료기관 확충이 필수적인 복지부 측의 이견이 평팽히 엇갈리면서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권택기 의원 "지역민 69%, 병원 이전 찬성"

국립서울병원은 지난해 병원 이전 문제와 관련해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그러나 권택기 의원실은 설문 조항이 문제가 있으며, 여론을 왜곡했다고 주장한다. 병원 이전을 고의적으로 배제한 채, 재건축 항목만으로 설문조사가 시행했다는 것이다.

권택기 의원실이 지난 8일 광진구 중곡동에 거주하는 19세 이상 성인남녀 6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조사를 시행한 결과에 따르면 '병원을 이전해야 한다'는 의견이 69%에 달했다. 이는 '재건축을 원한다'는 응답 23.2%보다 45.8% 높은 수치다.

병원 이전은 연령이 높을수록, 거주기간이 길수록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고 권 의원 측은 전했다. 반면 병원 측의 주장인 재건축은 무주택자이면서 연령이 낮고, 거주기간이 짧을수록 높게 나타났다.

병원 이전을 원하는 이유는 '발전 저해'가 50.5%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어 지역 이미지 손상(27.8%), 병원 부지의 다른 용도 활용(4.9%), 병원의 환자관리가 소홀해서(4.2%) 등의 순이었다.

재건축을 찬성하는 이유로는 '대형종합병원을 증축해야 한다'는 의견이 21.5%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환자보호와 편의(18.5%), 생활에 지장 없어서(17.8%), 병원 이전 장소 없음(14.8%), 원래 있었던 시설이라(8.1%), 서로 협력해서 살아야 함(6.7%) 등으로 조사됐다.

광진구청이 '서울병원의 건축 심의 및 협의를 받아들이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도 51%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받아들어야 한다'는 대답은 39.7%였다.

복지부가 서울병원 재건축을 추진할 경우 대응방안을 묻는 질문에서는 '시위참가 등 적극 반대'가 36.3%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정부에 행정보상을 요구한다' 19.7%, '관여하지 않는다, 재건축에 찬성한다'는 입장이 각각 18.8%로 파악됐다.

정부가 '서울병원 재건축에 대한 보상책을 제시한다면 수용하겠느냐'는 질문에서는 50.5%가 찬성 의견을 보였다.

서울병원으로 인한 실질적인 피해로는 '지역 발전 저해'가 35.7%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병원의 환자관리가 소홀해서 20.1%, 병원에 대한 선입견 15.6%, 지역 이미지 손상 13.9%, 부동산 가치 7.4% 등으로 조사됐다.

권택기 의원실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지난해 서울병원이 의도적인 설문조사와 상당한 이견이 있었으며,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는 것을 뜻한다"며 "복지부는 재건축을 강행하기보다는 지역민의 의견을 수렴해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국립서울병원이전대책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병원 이전의 핵심은 '지역 땅값'

이 문제의 핵심은 결국 땅값 하락으로 인한 지역민의 불만이 주된 원인으로 보인다. 정신병원이 지역 중심가에 자리해 있으며, 이에 따른 지역개발의 어려움이 땅값 상승을 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재천 병원이전범대위 위원장은 "과거 중곡동 땅 3.3 ㎡으로 인근 지역 6.6 ㎡을 살 수 있었는데, 이제는 사정이 역전됐다"며 "역대 정치인들이 정신병원을 옮기겠다 공약했음에도 실천하지 않았다"고 말해 땅값 하락이 주된 원인임을 시사했다.

광진구청 또한 역세권 개발 등을 위해서는 병원 이전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중곡동 지역민의 오랜 숙원사업인 만큼 이전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논리다.

이전 후보지로 포천시와 의왕시를 추천했으나 복지부와 서울병원이 교통접근성을 이유로 반대한 점도 다시 강조하고 나섰다.

타지역 병원들이 공주와 춘천 등에 있는 점을 감안하면 셔틀버스 운행 등으로 교통 접근성을 개선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복지부와 서울병원은 병상 수를 크게 줄이고, 부지 일부를 지역민 편의시설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역 개발을 위해 병원 이전이 필수적이라는 지역민과 마땅한 의료부지가 없고, 편의시설을 제공하는 만큼 재건축이 타당하다는 복지부 측의 입장이 계속 팽팽히 맞서는 모습이다.
음상준기자 esj1147@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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