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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이몽에 아전인수 해석 '의료법 개정'
[ 2008년 07월 26일 12시 04분 ]
26일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바람직한 의료법 개정 방향과 과제 토론회'에서는 크게 정부와 의료계, 병원계와 개원가, 의료계와 소비자단체 간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했다.

특히 개정안 '27조 환자에 대한 유인·알선행위의 부분적 허용', 18조 '환자의 처방전 대리수령'과 42조 '의료기관의 명칭표시 자율화', 43조 '양한방 협진 허용', 45조 '건강보험 비급여 비용에 대한 고지의무', 49조 '의료법인 부대사업 범위 규정', 51조 2~4항 의료법인간 합병절차 신설 등이 주요 쟁점 사항 등이다.

규제 개혁과 의료서비스 선진화의 기틀을 다지기 위해 의료법 개정이 필수적이라는 측면에서 정부와 대한병원협회는 찬성 입장이 강하다. 반면 대한의사협회와 개원가는 이번 의료법 개정이 병원에 초점이 맞혀줘 개원가의 경쟁력 약화가 심화되는 만큼 일부 손질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시민단체 또한 의료법 개정 취지를 이해하면서도 부대사업과 유인·알선 등의 조항은 개선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쟁점이 되는 사항들이 무엇인지 짚어봤다.[편집자주]

◆제18조 '환자의 처방전 대리수령' = 환자의 처방전 대리수령은 만성질환자 중 거동이 불편한 환자에 한해 의학적으로 위험성이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환자 보호자가 처방전을 대리 처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환자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취지로 도입됐다.

하지만 대한의사협회 등 의사단체는 현행 처방전 대리수령 수가가 재진진찰료 소정점수의 50%로 한정돼 만성질환자들이 의료비 절감 차원에서 대리처방만을 선호해 만성질환 관리가 어려워진다는 주장이다.

직접 내원하지 않을 경우 환자의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워지는 데다 보호자의 임의 상황 판단에 따라 병증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때문에 의협은 대리처방 수가를 150%로 상향 조정해 환자의 내원을 유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소비자시민모임 등 소비자단체는 병원 내원의 어려움을 감안해 대리수령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다. 대안으로는 왕진제도 도입을 주장했다.

◆제27조 '환자에 대한 유인·알선행위에 대한 부분적 허용' = 외국인 환자의 유일·알선 허용은 정부가 의료산업화 정책을 위해 야심차게 추진하는 사안이다. 특히 이번 의료법 개정의 근본적인 추진 이유이기도 하다. 정부는 외국환자의 유치를 허용함으로써 600억원에 달하는 의료서비스 수지 개선 등이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 조항에 대해서는 의협과 병협의 입장이 크게 엇갈린다.

우선 의협은 법개정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각종 유인책을 이용해 국내 환자 유치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높다고 했다. 법 개정 취지와 달리 편법이 동원되기 때문에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과 근절 대책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료법인 부대사업 항목 외의 유치사업 과정에서 만연될 수 있는 리베이트 등 음성적 부당경쟁 근절 대책이 시급하다고도 했다.

반면 병협은 이번 유인·알선 허용이 병원의 경쟁력을 강화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외국환자 유치에 필수적인 유인·알선이 허용됨으로써 의료서비스 선진화와 새로운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적극 찬성하는 상황이다.

소비단체는 유인·알선이 내국인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큰 만큼 먼저 안전장치 인프라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45조 '건강보험 비급여 비용에 대한 고지의무' = 이 조항은 비급여 비용이나 증명수수료를 환자가 쉽게 알 수 있도록 고시 게시토록 하고, 이를 초과해 징수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이다. 환자에게 진료비용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의료기관을 선택하는 기준으로 삼도록 돕자는 것. 진료비용의 예측가능성을 확보하는 등 환자 보호 차원에서 도입됐다.

그러나 의협 등 의사단체는 현행 의료법 제45 규정에 의해 의료보수를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신고토록 하고 있어 추가적인 고지의무는 의료기관의 새로운 규제를 추가하는 것이라며 반대했다.

개정안 제3항에서 고지한 진료비용 범위 내에서 해당 비용을 징수토록 한 만큼, 의료행위 중 예기치 못한 비용 추가분에 대한 제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타냈다. 이에 따라 진료비용의 고지의무 범위 등이 추후 분쟁가능성이 없도록 하는 가이드라인이 강구돼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소비자단체는 원칙적으로 찬성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다만 고지에 있어서 정보 제공을 원내 또는 인터넷으로 확대할지를 검토 후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제42조 '의료기관의 명칭표시 자율화' = 의료기관 명칭표시 자율화는 종별명칭에 외국어를 병기해 사용하도록 하고, 부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종별 명칭 앞에 신체기관이나 질병명 등이 사용을 허용하는 규제 완화 조항이다. 의료기관 명칭을 자율화시켜 자율성을 확대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대한개원의협의회 등 개원가 단체는 자율화가 의원급 의료기관에 다양한 문제를 발생시킬 소지가 크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때문에 대안으로 정식 학회에 등록해 자격을 주는 방안을 제시했다. 무분별한 규제 완화로 의원의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깔린 듯하다.

◆제43조 '양한방 협진 허용' = 병의원의 의료행위를 제한하지 않고 다양한 의료인을 고용해 협진이 가능토록 함으로써, 환자의 편의성을 증진시킨다는 법 취지다. 현행 법상 이종 진료과목 개설이 허용되지 않지만, 법 개정을 통해 규제를 풀겠다는 것.

이와 관련, 의협 등 의사단체는 현행 의료 이원화 체제에서 양한방 협진은 의료 발전을 저해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양한방 처방을 병행할 경우 약의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가 없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거론했다. 안전성 확보가 안됐다는 인식이다. 때문에 한의약품을 규격화해 제약회사에서 판매하는 등 안전성이 먼저 확보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소비자단체는 병원에서 다양한 의료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받는다는 점에서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제49조 의료법인 부대사업 범위 규정 = 이 조항은 의료법인이 수행할 수 있는 부대사업의 종류를 법률에서 규정하던 것을 부령으로 정하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다. 다만 규제 완화의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회계를 강화하고, 출연금액을 제한하는 등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의료법인의 경영합리화를 도모하자는 취지다.

이 조항은 병원계와 개원가의 입장이 크게 다르다.

그동안 주차장 등 부대사업을 통해 수익성을 높여왔던 병원계는 적극적인 찬성이 특히 부대사업 규제가 의료법인에만 국한됐던 상황에서 기타 법인 간 형평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견제 장치를 마련한다면 병원의 경영 개선을 도모할 수 있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그러나 개원가와 시민단체는 의료법인의 부대사업이 확대될 경우 국민 건강권을 침해할 우려가 크며, 비영리법인이 과도하게 영리를 추구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특히 의료비 상승을 유도하고, 환자유치 수단으로 활용될 경우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쟁력 약화를 우려했다.

◆제51조 2~4항 의료법인간 합병절차 신설 = 의료법인이 다른 의료법인을 합병하면 해산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자는 것. 경쟁력이 약한 법인이 퇴출 가능한 법적인 근거를 마련하는 동시에 의료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병원계는 의료법인 운영에 어려움이 많은 상황에서 반드시 필요한 조항이라고 호소했다. 노성일 대한병원협회 대외협력위원장은 "부대사업과 함께, M&A 반대에 대해 의협에 호소하는 이유는 의료법인 파산에 대한 대책이 없다는 점"이라며 "의료법인을 접으려먼 사실상 감옥을 갈 수밖에 없다"며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하지만 의협 등 개원가는 이 조항이 허용되면 대형병원의 독점적 지배구조가 강화돼 의료의 공공성을 해칠 가능성이 크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의료자본의 팽창과 함께 의료법인의 영리화가 가속화 될 것이란 분석이다.

병원의 무분별한 확장으로 결국 개원가의 어려움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견해다. 개원가의 몰락이 필연적으로 불가피하며, 이 피해가 국민에게 부메랑될 것이란 강경한 태도도 내비쳤다.
음상준기자 esj1147@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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