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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삼성서울병원 홍보실장 구홍회 교수
[ 2008년 07월 27일 21시 58분 ]
“삼성이 병원까지 운영을 해서 돈을 버나요? 역시 삼성이네요.”
우연한 만남이었다. “안녕하세요. 삼성서울병원 홍보실장 구홍회 교수입니다” 인사를 건네자 돌아온 뜻밖의 질문. 해외학회에서 만난 한 일본 교수가 대뜸 이렇게 물었더랬다. 순간 낯이 뜨거워지면서 묘한 기분을 감출 수 없었지만 '삼성'을 바라보는 시선에 그가 할 수 있는 대답은 이상하게도 퍼뜩 떠오르질 않았다. 삼성을 향한 눈길은 언제, 어디서든 꼭 그렇다.
삼성의료원의 위치는 미묘하다. 철저한 환자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대한민국 의료의 질과 서비스 개념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데 ‘절대적인 功(공)'을 세웠음에도 병원을 대놓고 칭찬하는 한마디에는 인색하다. 도덕성과 연관해서는 더욱 그렇다. 때문에 삼성의료원 홍보를 총괄하는 그는 “잘하면 본전이고 못하면 뭇매를 맞는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마뜩치한 내색을 해서도 안 된다.
구홍회 교수는 “물론 삼성의료원이 삼성이라는 브랜드 효과를 거저먹을 때도 있다. 하지만 동전의 양면과 같아 아무 이유없이 비난의 화살을 받는 때도 적지 않다”고 홍보 책임자로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실제 올 초 삼성 그룹과 이건희 회장을 휩쓸고 간 ‘특검 쓰나미’로 삼성의료원 역시 도덕성 논란을 비켜가지 못했다. 비자금 탈세 의혹 등으로 삼성 특검이 진행되는 과정 중 삼성서울병원이 자료를 폐기 처리했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왔다.
병원은 삽시간에 술렁였다. 호되게 홍역을 치렀다고 회고한 구홍회 교수는 “그저 돈 만 좇는 것 아니냐는 날선 비난과 함께 도덕성 논란이 꼬리표처럼 따라 다녀 항상 가슴앓이를 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고충을 전했다.
“삼성은 삼성이 좀 알아서 하라.” 삼성서울병원 홍보실장 자리에 앉게 되면서 구홍회 교수가 자주 듣는 얘기 중 하나다. 잘해봐야 본전일 때가 많은 그에게 사실 동료 의료진들과 비교해 눈에 띄는 성과를 낳기란 하늘의 별따기. 그래서인지 어떤 일을 하든 순수한 목적에서 일을 진행하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일례로 지난 2002년 이후 현재까지 삼성서울병원은 6년 동안이나 소아암 환자 전용 숙소인 ‘참사랑의 집’을 운영해 왔다. 실질적인 주관은 구홍회 교수가 하고 있다. 총 2만5000여 명의 소아암 환아들과 부모들이 이 곳을 들렀으니 운영 자금 역시 만만치 않을 터. 구 교수의 고민도 여기에 미치면 머리가 지끈거린다.
구홍회 교수는 "적지 않은 운영 자금이 소요되기 때문에 일반 기업 등에 기부 의사를 타진할 때가 종종 있다. 그런데 그럴 때마다 돌아오는 대답은 하나같이 "삼성은 삼성이 알아서 할 텐데 뭐…"라는 떨떠름한 반응이다. 부자기업 삼성이 뒤에 있는데 왜 다른데 손을 벌리냐는 인식이 깔린 것이다.
다행히 최근까지 삼성카드가 기부 의지를 밝히면서 삼성서울병원을 찾는 소아암 환자와 부모들에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얼마전에도 치료비로 4600만원을 전달했다.
구홍회 교수는 “전 세계 어느 기업도 병원, 의료에 눈을 돌리지는 않았다. 환자들의 생명을 돌봄으로써 희생과 봉사 정신을 함께 펼치는 곳이 삼성의료원이라는 인식을 국민들에게 심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이 모든 숙제는 삼성의 몫이다.
"세계 일류로 도약하는 삼성. 그 속에서 삼성의료원이 비단 기업마인드 경영을 통해 이윤만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꼭 알아주길 바란다"고 말한 그의 고민이 더욱 많은 이들에게 앞선 의술과 참다운 인술을 베푸는 잉태 과정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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