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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기위해 남을 죽여야 하는 '개원가'
[ 2008년 08월 03일 22시 10분 ]
계속되는 경영난과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던 개원가에 최근 동료들과 물고 물리는 이전투구(泥田鬪狗)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다는 전언이다.
3일 개원가에 따르면 최근 전국 시·군·구 보건소에서 실시하는 산별적 현지실사 상당수가 동료의사의 제보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개원가의 치열한 경쟁 속에 '살기 위해 죽여야 하는 새로운 생존전략'이 동료에게 그 칼날을 겨누며 물고 물리는 슬픈 자화상을 그려내고 있는 것.
그동안 진료과 간 직역 다툼은 종종 있어 왔지만 실사 당국에 동료의 불법행위를 고하며 실사를 요구하는 사례는 극히 드믄 일이었다.
하지만 최근 개원가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생존을 위해 동료의 치부를 투서하는 행위들이 심심찮게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현실은 실사기관을 통해서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다.
서울시 강남구청 한 관계자는 "최근 들어 의사들의 제보가 부쩍 늘었다"면서 "주로 인근 지역의 의사들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특히 "일반인에 비해 의사들의 제보는 상당히 구체적이고 정확도가 높다"며 "같은 업종에 있는 만큼 서로의 취약점을 잘 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민원 접수과정에서 제보자의 신분까지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의사들의 제보 사례는 집계하기 어렵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동료 의사의 투서로 인해 실사를 받는 사례들도 점점 늘고 있다.
경기도 영통의 한 개원의는 "갑작스런 보건소 실사로 인해 과징금 처분을 받았는데 길 건너 원장이 민원을 제기한 사실을 뒤 늦게 알게됐다"고 토로했다.
특히 경쟁이 심한 강남 지역 개원가의 경우 개원 초기 '주변 병·의원을 주의하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동료에 대한 개원의들의 견제는 상당하다는 전언이다.
강남의 한 성형외과 개원의는 "개원 초기 가장 무서운 것은 빚이나 의료사고가 아닌 주변의 동료"라며 "제일 먼저 인사를 가야하는 곳이 주변의 의원들"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이어 "내가 살기 위해 남을 죽일 수 밖에 없는 작금의 현실이 통탄스럽다"며 "동료애가 사라진지 이미 오래"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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