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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경희·인하·아주대병원
[ 2008년 08월 03일 21시 55분 ]
흔히 국내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는 병원을 '빅(BIG)5 병원'이라고 부른다. 언론에서 즐겨쓰는 용어이지만, 언제부턴가 최고의 병원을 지칭하는 고유명사가 됐다.
실제로 이들 빅5 병원은 진료나 연구 면에서 상당한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 대형병원 집중화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지만, 빅5 병원이 국내 의료계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최초와 최고라는 수식어를 번갈아 갈아치우는 이들 병원을 향한 부러움과 경쟁심은 후발 병원들을 성장시키는 견인차 역할을 하기도 한다. 수익과 명예를 동시에 추구하는 대형병원의 입장에서는 놓칠 수 없는 타이틀인 셈이다.
그래서일까? 최근 대대적인 비전 수립에 나선 경희의료원과 인하대병원, 아주대병원의 행보가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경희의료원은 경기권 진출과 함께 시설 투자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인하대는 지리적인 이점과 해외환자 유치를 통한 경쟁력 확보에 에너지를 쏟는다. 500병상 증축을 추진하는 아주대병원 또한 서울 대형병원의 진출에 맞서 지역 거점병원의 입지를 확실히 다지겠다는 계획이다.
서로 다른 전략을 구사하고 있으나, 빅5 병원 진입이라는 장기적인 목표는 숨기지 않는다. 세 병원은 이 같은 행보에는 두 가지 공통적인 모습이 드러난다.
첫 번째는, 위기의식에서 출발한다는 점이다. 갈수록 심화되는 빅5 병원으로의 집중화, 그리고 새로운 성장 동력 없이는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짙게 깔렸다.
두산그룹의 중앙대병원 인수, 스타 교수를 영입해 언론의 조명을 받은 건국대병원 등 경쟁 병원들의 거침없는 질주도 큰 자극제가 됐다. 가야할 길이 멀지만, 해볼 만 하다는 인식도 작용한 듯하다.
"실상 빅5 병원 진입이 어렵더라도 노력하다 보면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한 병원장의 고백이 이를 증명한다.
두 번째는, '규모의 경제'에서 해답을 찾았다는 점이다. 이들 병원이 수도권에 건립을 추진 중인 병상은 총 2000병상을 훌쩍 넘는다. 1000병상급의 대형병원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무시할 수 없는 규모다.
치열한 대형병원 간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병상 증축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이다.
한 병원 고위 관계자는 "병원 간부진이 격론을 벌였지만, 결국 시설투자가 해답이라는 결론을 얻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병원계는 한 치 앞도 가늠할 수 없는 치열한 환경에 놓였다고 말했다.
주목할 대목은 세 병원 모두 병상 증축을 수익성을 위한 행보로만 보지 말아 달라고 당부한 점이다.
항생제를 적게 쓰고 희귀질환 연구에 강한 병원, 협진을 통한 진료서비스 등은 이들 병원이 누차 강조하는 부문이다.
대형병원 간 경쟁을 피할 수 없다면 규모와 서비스에 걸맞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철옹성 같은 빅5 병원들이 수성하고 있지만, 한 발씩 걸어가겠다는 것이 이들 병원의 목표다.
"병원의 메머드화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아 부담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대학병원에 걸맞은 역할을 동시에 수행한다면 진정성을 인정받을 것으로 믿는다"는 발언에는 비장함이 묻어 나왔다.
음상준기자 esj1147@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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