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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97학번 몰려온다" 위기감 팽배
[ 2008년 08월 06일 03시 05분 ]
90년대 중반부터 대폭 증가하기 시작한 의과대학 학생들이 본격적인 사회 진출을 앞두고 있어 향후 의사들의 치열한 경쟁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전공의들 사이에서는 소위 ‘97학번’들이 몰려오기 전에 자리를 잡아놓아야 의료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97학번’으로 대표되는 전공의들은 90년대 문민정부 시절(1993~1997) 신설된 의과대학에 입학한 이들을 의미한다.

당시 김영삼 전 대통령은 병원이 많아야 모든 국민들에게 의료 혜택이 주어질 수 있다고 판단, 공약으로 지역별 거점 병원 등을 내세워 의료 보급화를 외친 바 있다.

지역 곳곳에 병원을 세우기 위해서는 자연스럽게 의사들이 대거 필요했고 문민정부는 의과대학의 신설을 전폭적으로 지지했다.

이러한 국가적 지원에 힘입어 신설된 의과대학은 강원대, 제주대, 건양대, 관동대, 서남대, 성균관대(수원), 을지의과대, 포천중문의대 등 무려 8곳에 이른다.

이에 따라 대략 2853명이었던 기존의 의과대학 입학 정원 또한 3213명으로 증가, 해마다 360여명의 의대생들이 늘어나게 됐다.

문민정부 이후 현재까지 신설된 의대가 가천의대(98년) 1곳임을 감안한다면 이는 급격한 증가이다.

당시 의사들은 향후 대폭적인 증가가 불가피한 의사 수를 우려해 반대의 목소리를 높인 바 있으나 급증하는 의과대학의 신설을 막지 못했다.

97년으로부터 11년이 지난 올해는 당시 급증했던 학생들이 의대 6년, 인턴 1년, 레지던트 4년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진료 일선에 뛰어드는 해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공의들이 현재 공보의로 복무 중이므로 이들이 제대하기 전에 즉, 향후 3년 안에 자리를 잡아놔야 의료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그 동안 의사가 포화 상태라는 우려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것. 살아남기 위한 치열한 경쟁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는 분석이다.

한 전공의는 최근 “97학번이 몰려오기 전에 자리를 잡아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전공의들 사이에 팽배하다”며 “학교에 남든 개원을 하든 3년 안에 자리를 잡지 못하면 그 이후 거취는 불투명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급이 늘면 수요가 쉬워질 것이라는 당시 정부의 판단은 의료계의 특수한 상황을 간과하는 오류를 범했다는 주장이다.

대한의사협회 김주경 대변인 또한 “우리나라처럼 좁은 국가에서 의사 수를 국민증가율로 계산한 것은 너무 단순한 평가였다”며 “현재는 오히려 부실한 의과대학 및 대학병원들이 문제가 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넘쳐나는 동료들 때문에 의사들이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면 비급여 항목을 개발, 새로운 수요 창출을 유도하는 현상이 증가할 수 있다"며 "현재로서는 의사 수를 줄여나가는 수 밖에 없다”고 피력했다.
신의연기자 su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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