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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심장지킴이 '흉부외과 의사'
[ 2008년 08월 06일 21시 56분 ]
드라마 ‘뉴하트’, ‘외과의사 봉달희’로 우리에게 익숙한 흉부외과. 드라마 인기 덕에 흉부외과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은 높아졌지만 실제 의사들 사이에선 극심한 수면 부족, 과중한 업무로 ‘의학계의 3D’로 통한다. 매순간 생과 사를 넘나들며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한 일들이 벌어지는 흉부외과. 심장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환자와 함께 사투를 벌이는 흉부외과 병동의 24시가 EBS '극한직업' 흉부외과 의사 편에서 6일 밤 10시40분 공개됐다. [편집자주]

새벽을 지키는 생명의 파수꾼, 흉부외과 의사들

“아~병원이 살인해? 순 살인자야 살인자.”

아픔을 견디지 못한 환자가 비명을 지르며 거친 말을 퍼붓는다. 자정을 넘기고 아침이 가까워지는 시간까지도 흉부외과 전공의들은 여전히 중환자실을 지키고 있다. 환자의 상태가 안정되다가도 심실세동이 오거나 심장이 멎는 돌발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

서울대학교병원 흉부외과 유재석 전공의 3년차는 “환자 상태가 안정되다가도 새벽 사이에 갑자기 심장이 멎거나 심실세동이 올 수 있어 긴장을 늦출 수 없다”며 “수술 통증 때문에 불만을 토로하거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중환자실을 지키던 그에게도 급한 호출은 예외가 아니다. 오랜 판막질환으로 심장이 극도로 비대해진 환자의 가슴에 찬 물을 빼야하는 긴박한 상황이 벌어진 것. 신경이 발달한 곳이고 흉관을 삽입하다 심장을 찌를 수도 있어, 특히 흉부외과의 경우 경험만큼 큰 재산도 없다.

조심스런 손길로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시술을 잘 마친 그. 그러나 그에게 돌아온 건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의 볼멘소리다. 그럼에도 “원래 아픈것”이라며 “잘 참으셨다”는 심심찮은 위로를 전한다.

같은 시각 소아 중환자실에서도 긴급 상황이 발생했다. 10대 소녀 심장에 삽입한 심박동기가 작동하지 않는 것. 조성규 전공의 3년차는 “일시적으로 심장 뛰는 게 불규칙해서 심폐소생술을 시행해 이제 괜찮아졌다”며 한시름 덜었다.

혹독한 트레이닝 '의학계 3D 전락?' 흉부외과

흉부외과 의사들은 보통 오전 8시 시작해 오후 6시가 돼야 끝나는 수술 스케줄이 일주일 내내 줄줄이 잡혀있다 보니 토막잠에서 깨면 바로 수술장으로 가는 것이 하루 일과의 시작이다. 이어 환자들을 돌보고, 수술, 회진까지 돌면 하루 2시간도 자기 힘든 것이 다반사.

이처럼 흉부외과는 타과에 비해 유독 극심한 수면 부족과 과중한 업무로 기피 대상 진료과인 탓에 전공의가 부족하다.

“중간에 도망가고 인원이 부족해서 4년차 일도 맡고 있다”는 조성규 전공의 3년차는 “이성적으로는 흉부외과 선택에 후회 없다고 생각하지만 솔직히 하루 종일 서 있어 힘에 부칠 때, 교수님한테 욕먹을 때, 열심히 본 환자가 잘못됐을 때처럼 가끔은 계속해야하는지 갈등될 때도 있다”고 말했다.

2년차와 나눠해야할 주치의를 혼자 도맡고 있는 전공의 1년차 최재웅 전공의도 하루 2시간도 자기 힘든 일들을 혼자 소화하고 있다.

환자가 63세의 고령에 인조 혈관 8군데를 봉합해야하는 까다로운 수술에 투입된 그. 6시간 동안 계속되는 처음 겪는 큰 수술인지라 긴장한 탓에 실수를 연발하고 만다. 아직은 배울 것이 더 많은 1년차지만 환자의 생명 앞에선 작은 실수에도 혹독한 질타가 쏟아진다.

최 전공의는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수술이라도 실수는 용납될 수 없기 때문에 혼이 나더라도 많이 보고 배워야 한다”고 토로했다. 밖에선 친형제와 같은 조교수 정동섭 전임의도 이런 상황을 잘 알기에 수술장 안에선 더 잘해줄 수도 없다.

정동섭 조교수는 “심장수술은 환자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8시간에서 12시간이 걸리더라도 끝까지 긴장의 끈을 늦춰서는 않된다”며 “수술실 밖에서는 친형제 같이 잘해주더라도 수술장 안에서만큼은 작은 실수조차 용납될 수 없어 혹독하게 훈련시킨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혹독한 훈련은 환자 생명과 직결되는 과이다 보니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안혁 교수는 “전공의들은 출퇴근 시간이 따로 없다. 하루 24시간 근무하는 것이 맞다”며 “고생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지만 생각해보면 30년 전 내가 훈련받았을 때도 다 이런 과정을 거쳤고 이겨내야 하는 과정의 하나”라고 말했다.

긴장의 고삐를 늦출 수 없는 긴박한 상황의 연속인 흉부외과. 흉부외과 명의(名醫)로 거듭나기 위한 전공의들의 하루일과는 어김없이 오늘도 힘차게(?) 시작된다.
노은지기자 nej3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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