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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 얘기 잘하는 의사가 명의(名醫)?
[ 2008년 08월 14일 03시 31분 ]
한국 의사들은 환자의 성 관련 병력 청취를 진료에서 잘 시행하지 않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고대 안산병원 가정의학과 김수현 교수와 고대 의과대학 의학교육학교실 이영미 교수가 최근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한국 의사들은 성 관련 병력청취가 가지는 임상적 중요성과 청취방법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논문에서 "성 관련 병력 청취는 일차진료현장에서 일상적인 진료의 한 부분으로 의사들에게 인식되고 있지 않으며 실제 시행도 잘 하지 않고 있다. 의과대학 및 전공의 수련과정에서 성 관련 병력 청취가 가지는 임상적 중요성과 청취방법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2006년 10월~12월까지 대한 내과 및 가정의학회 소속 서울 및 경기지역 회원(내과 1519명, 가정의학과 819명) 중 각각 200명씩을 무작위 추출해 총 400개의 설문지를 우편으로 발송했다. 총 73명이 설문에 응답, 18%의 응답률을 보였다.

분석결과, 응답자들의 나이는 44.3세였으며, 성 관련 병력청취는 '환자의 증상이 성과 연관이 있을 때에만 필요하다(69.6%)'고 응답한 경우가 가장 많았고, 실제 시행에 있어서도 '환자의 증상이 직접 연관이 있을 때에만(65.2%)' 혹은 '환자가 도움을 요청할 때만(18.8%)'시행한다고 응답했다.

김 교수는 "대부분의 의사들은 지난 한달 간 자신의 의원을 방문했던 환자의 25% 미만에게 실제 성과 관련된 병력을 청취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병력청취의 장애요인 분석 결과, '환자가 성희롱이나 사생활 침해로 오인할까 우려해서(60.3%)', '시행 필요성에 대한 불확신(53.4%)'의 응답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수백 년 동안 한국인의 정서 및 생활 양식에 깊은 영향을 미쳐온 유교가 성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꺼리거나 조심스러워하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은 유교적인 배경을 가진 동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가장 보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의대생들에게 성 관련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체계적으로 교육하고 훈련시켜야 된다"고 말했다.

월경력, 성생활 등 성과 관련 질문은 성 매개성 질환 위험뿐만 아니라 당뇨, 동맥경화, 우울증 등을 찾아내는데 도움이 된다. 현재 미국(The US Preventive Task Force and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Institute of Medicine)에서는 의사들이 환자 개개인에게 최소한 1년에 1번 이상, 성과 관련된 병력청취를 시행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심재훈 헬스조선 기자 jhsh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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