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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석만남 좋지만 응급피임약 효과 75%"
[ 2008년 08월 14일 23시 00분 ]
어느새 8월 중순. 여름휴가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휴가 중에 찾은 피서지에선 젊은 남녀 간의 즉석만남이 많이 이뤄진다. 불타오르는 청춘, 즉석만남에서 성관계로까지 이어지는 사례가 흔하지는 않겠지만 만약 그런 일이 있었다면? 부부나 연인 사이가 아닌 남자 여자가 피서지의 즉석 만남에서 갑작스런 관계를 갖게 됐다면, ‘원치 않은 임신’을 걱정해야 되는 일이 벌어진다.
산부인과 교수들은 즉석 관계를 맺었을 때 피임이나 성병에 주의하지 않았다면 당사자인 여성과 남성은 물론 이들의 관계에서 생길 아기에게도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지난해 대구에서는 20살 여성이 바캉스에서 만난 남성과 관계를 가진 이후 아기가 생겨 임신 중절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절도를 저지르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서울 신촌의 한 산부인과 의사는 “바캉스 이후에는 임신과 낙태에 대해 묻는 병원 상담전화가 다른 때보다 더 많이 걸려오고, 임신 사실을 확인하러 직접 방문하는 여성들도 늘어난다”고 말했다.
불안하다면, 남녀 모두 생식기 질환 검사를
고대안암병원 산부인과 김탁 교수는 “보통 남녀가 결혼을 해서 임신계획 하에 아기를 가지려고 할 때에는 산부인과에서 임신 전 검사를 모두 받은 후에 안정된 상태에서 시도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라면서 “여성, 남성의 건강 상태를 서로 모르는 무방비 상태에서 관계를 갖게 되면 이후 여성은 부인과 질환의 위험이 높아지고, 남성은 비뇨기과 질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바캉스 때 관계를 맺은 여성과 남성은 휴가 이후 관련 전문의를 찾아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여성과 남성 서로 상대의 병력을 모르고 만나 관계를 맺을 때 문제가 되는 부분은 남성의 경우 인유두종 바이러스 등의 성병 감염, 여성은 매독, 질염 등에 걸릴 위험이다.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사람이 감염되기 쉬운 가장 흔한 바이러스 중 하나. 현재까지 100여종이 밝혀져 있다. 이 중 15종은 암을 발생시키는 원인이 된다. 인유두종 바이러스가 있는 남성과 성관계한 여성은 자궁경부암, 외음부암, 질암, 항문암, 자궁경부 상피이형증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남자에게는 전혀 이상한 증세가 나타나지 않고, 잠복기만 5~15년이다. 때문에 남성도 인유두종 바이러스가 있는지 검사를 해봐야 하고, 여성은 성관계후 이에 감염됐을지도 모를 위험 때문에 검사가 필요하다.
응급 피임약 효능 75% 정도 ‘과신은 금물’
김 교수는 “바캉스 때 잘 알지 못하는 사람과 관계를 가져 임신하면 여성은 낙태 등의 후유증 때문에 신체적 정신적 고통에 시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여성이 미처 피임을 하지 못했을 때는 관계 후에 응급피임약을 복용하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일반 피임약이 99.9%의 효능을 갖고 있다면, 응급피임약은 75% 정도만 효능을 보이기 때문에 확실한 방법은 아니다. 또한 여성에게서 구토, 질 출혈, 생리 지연 등 다른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으므로 말 그대로 응급상황에 의해서만 응급피임약을 사용해야 한다.
아직 바캉스를 가기 전이라면, 만일에 대비해 피임 상식에 대해 먼저 파악해 둘 필요가 있다. 순천향대병원 산부인과 이임순 교수는 “무방비한 관계에서 임신을 막을 방법은 여성은 먹는 피임약, 남성은 콘돔 사용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며 “남성은 성관계의 만족도만 생각해서 피임에 신경 쓰지 않지만 여성이 원하지 않는 임신이 되지 않도록 배려해주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상처 안받으려면, 배란일 등 상식 갖춰야
약물이나 피임 기구를 사용하지 않으려면 질외사정법과 월경 주기피임법 등 자연피임 방법이 있다. 하지만 질외사정법은 남성이 사정을 조절하기가 매우 어려운 점을 감안하면 확실한 피임법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여성의 배란은 다음 생리일로부터 약 2주 전에 이뤄진다. 규칙적인 생리를 하는 여성은 자신의 배란일을 예측할 수 있다. 이를 이용해 여성의 배란기를 피해 관계를 갖는 월경 주기피임을 하면 임신을 막을 수 있다. 배란일 전과 후 각각 3, 4일 정도가 임신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기간이다.
이 교수는 “자신의 배란일, 생리주기를 신경 쓰지 않고 관계를 맺는 것은 피해야 한다”며 “여성으로선 피임약을 자주 먹게 되면 이후 건강에 좋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하지만 피임약을 먹지 않아 임신이 돼서 몸과 마음에 해가 가는 것보다 피임약 복용이 훨씬 더 안전한 방법이므로 꼭 숙지해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은지 코메디닷컴 기자 jej@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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