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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하면 과가 무너진다" 위기감 팽배
[ 2008년 08월 17일 22시 00분 ]
성형외과, 피부과, 안과 등 소위 '돈 되는 과'들의 타과 영역침범에 대한 방어벽 쌓기가 한창인 가운데 최근 위기론이 높아지고 있는 외과도 영역 지키기에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개원가에서 '배 고픈 과'로 취급 당하며 전공의 기피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외과마저 영역침범 적신호가 켜지면서 위기의 외과 의사들이 생존책을 찾고 있는 것.
실제 외과 영역이던 갑상선암 수술이 이미 이비인후과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겨가고 있고 최근에는 산부인과에서 유방암에 대해 관심을 가지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외과 의사들은 가뜩이나 힘든 상황에서 고유 영역마저 빼앗겨 버리면 '외과 붕괴'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감 속에서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외과 의사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대한유방암학회 등 일부 학회들은 내부적으로 타과 강의 요청에 불응키로 결정했다.
영역 확장을 위해 교육을 희망하는 타과에서 강의를 요청해도 응하지 않음으로써 외과 고유 영역을 사수해 나가겠다는 것.
유방암학회 관계자는 "의료계의 영역침범에 대해 얘기를 들었지만 외과까지 그 대상이 될 줄 몰랐다"며 "그렇지 않아도 힘든 외과를 벼랑으로 몰아가는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영역침범에 대한 다양한 대응책을 논의했지만 현재로써는 전문 술기를 전수하지 않는 방법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영역을 지키기 위한 술기 전수 거부는 성형외과, 피부과 등 주요 타깃 과에서는 이미 일반화 돼 있는 전략이다.
실제로 이들 학회 및 개원의협의회 등은 자체 학술대회나 심포지엄 등에 타과 의사들의 참여를 철저히 봉쇄하고 있다.
성형외과개원의협의회 고위 관계자는 "비전문의들의 영역 침범 정도가 심각해진데 따른 조치"라며 "오죽하면 이런 전략을 쓰겠냐"고 반문했다.
주 타깃 과들의 이러한 방호벽으로 인해 영역 확장을 꿰하는 타과는 술기 전수를 위한 강사진 초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초 유방암 아카데미를 신설했던 산부인과의사회 역시 외과 의사들의 강의 거부로 애를 먹었다는 후문이다.
산부인과의사회 고위 관계자는 "아카데미 진행과정에서 강사진 섭외가 가장 힘들었다"며 "학회 방침이라 교수들도 상당히 곤혹스러워 하는 눈치였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외과에는 미안하지만 수요가 있는 곳으로 의사가 움직이는 세상"이라며 "유방암 역시 시대의 흐름을 따르고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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