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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 누적흑자 2조원→내년 수가인상 연계될까
[ 2008년 09월 23일 22시 00분 ]
지난 8월 현재를 기준으로 건강보험재정 누적 흑자 규모가 2조원 대를 돌파했다. 거의 10년 만의 대규모 흑자인 탓에 수가협상을 앞둔 의약단체들의 기대감이 클 수도 있겠지만 작금의 정황상 그리 낙관적이지 못하다.

실제로 이번 건보재정 흑자는 경기 불황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국민들이 의료비 지출의 허리띠를 졸라맨 것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정부도 흑자 누적은 국민들의 긴축살림에 의한 것이므로 공급자 단체의 수가인상과 연관 지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올해의 경우 건보재정 흑자 규모가 커 내년도 건강보험료가 동결되거나 그 인상률이 예년보다 낮아질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건보료 인상률이 낮으면 공급자 입장에서는 기대하는 만큼의 수가인상을 보장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정부 한 관계자는 "건보재정 흑자라는 호재가 수가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심리는 경계해야 한다"며 "정해진 파이 내에서 유형별로 협상이 진행, 수가인상률이 책정되므로 협상능력이 관건일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의료계의 경우 지난해 수가인상률에 대한 불만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올해 역시 의료계의 입장을 100% 반영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2조원대의 건보재정 흑자가 보장성 확대로 이어져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가입자단체 한 인사는 "국민들로 인해 생긴 건보재정 흑자는 당연히 보장성을 확대하기 위한 방향으로 쓰이는 게 옳은 것"이라며 "상급병실료 차액 급여전환 등 중산층 및 서민층에게 실질적으로 혜택이 돌아가는 보장성 확대 방안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번 건보재정 흑자를 보장성 확대로 직결시키는 것에 대해 뚜렷한 입장표명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아직 시기상조라는 제스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정부 한 인사는 "보장성 확대 측면은 장기적인 계획과 비전을 갖고 추진돼야 할 사항이다"며 "총체적인 사안을 감안하지 않고 보장성을 확대한다면 다시 건보재정이 적자로 돌아설 게 분명하다"고 피력했다.

그는 "하지만 오랜만에 찾아온 대규모의 건보재정 흑자가 무의미하게 쓰여서는 안 될 것이며 국민에게 돌아가게끔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즉, 쓰고 남았으니 투자를 해 볼 만하다는 단순 계산법으로 보장성을 확대시키면 자칫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영남기자 maha@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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