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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되는 라식수술 이젠 안합니다"
[ 2008년 09월 25일 03시 15분 ]
안과에서 돈 되는 시술 중 하나인 라식이 최근 일부 안과의사들 사이에서는 기피하는 수술로 퇴색되고 있다. 1990년대 도입된 라식수술은 90년대 후반부터 성행하기 시작했지만 최근 라식수술을 하는 병원들이 늘어나면서 병·의원간 과다경쟁으로 라식수술비도 많이 떨어진 상태다. 일부 안과의사들은 회의론을 제기하기도 하고, 일정기간 이후에는 최신 버전으로 기계를 교체해야 하기 때문에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그만두는 의사도 늘었다. 또 일부는 감염에 의한 실명, 빛 번짐 등 수술 후유증에 시달리는 환자들로부터 소송에 휘말리는 일도 늘어나고 있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최근 일부안과의사들은 안과에서 수입이 좋은 라식수술을 마다하기에 까지 이르렀다.[편집자주]

레이저를 이용해 시력을 회복하는 수술인 라식을 일부 칭송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만족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라식 수술 후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후유증을 앓는 사람들 중에는 경중(輕重)이 있겠지만 대부분 안구건조증이나 흐릿한 시계(視界), 겹쳐 보이기뿐 아니라 세균감염이나 곰팡이균 등에 의해 실명을 하는 심각한 부작용을 앓는 사람도 있다.

실제로 지난 2004년 라식수술 후 오른쪽 눈을 실명한 김 모씨가 담당 의사를 상대로 진료 상 부주의로 진균성 각막염을 유발해 시력을 상실했다며 1억원의 소송을 냈다.

당시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65부는 판결문에서 “라식수술 특성상 수술 후 각막염은 전형적으로 수반되는 위험요인으로 특히, 진균에 의한 각막염은 발견도 어렵고 치료도 매우 까다롭다"며 "발생 빈도가 매우 낮다는 이유만으로 의사가 환자에게 설명해야할 의무가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결했다.

또 지난 2007년 지방의 한 종합병원 당직실에서 전공의 2년차인 지모씨는 라식수술 결과가 좋지 않아 비관자살을 한 일도 발생했다.

지 씨는 라식수술 후 안구건조증을 호소했고 눈물샘을 막는 추가 시술까지 받았지만, 병원 측은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뤄졌고 수술 뒤 증상도 일반적이라고 주장, 치료가 되지 않자 비관자살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력을 높이기 위해 라식수술을 받았던 이 모씨(26세)도 수술 후 부작용으로 장애인 판정을 받아 안과의사 이 모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서울서부지법 민사 5단독 A판사는 의사에게 과실이 있다며, 67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서울 강남의 한 안과 전문의는 “예전에는 라식수술을 많이 했지만 소송에 휘말려 고생하고 나니 더 이상 수술을 하고 싶은 생각이 없어졌다”면서 “앞으로도 라식수술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문의는 “최근 라식수술을 한 사람들이 노안이 왔을 때, 백내장이나 녹내장에 걸렸을 때 등의 문제들이 제기되면서 더 수술은 하기 싫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소비자원으로 라식수술과 관련해 부작용을 겪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한 사람은 2002년부터 현재(2008년 6월)까지 653명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02년 151건이며 ▲2003년 126건 ▲2004년 82건 ▲2005년 88건 ▲2007년 80건 ▲2008년 6월까지 37건이 접수됐으며, 점차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안과전문의 B원장은 “모든 수술은 세심한 주의를 기울려야 하고 결과가 좋지 않은 사람들도 물론 있다. 그러나 곰팡이 균으로 인해 실명까지 가는 경우 매우 드물다”고 말하고 “요즘은 기계가 더 발전해 안전하게 수술할 수 있다”고 말했다.

B원장은 “라식수술 전 환자에게 여러 형태의 각막염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알려야 수술 부작용에 따르는 책임을 면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환자들도 안과질환이 발생했을 때나 추후 안과적인 수술을 해야 할 경우 의사에게 반드시 라식수술을 했다고 밝혀야 착오 없어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포구의 한 개원의는 “최근 라식수술 1세대들이 라식수술에서 손을 떼는 것 같다”면서 “라식수술을 하면 수입이 늘겠지만, 내가 의사가 아니라 기술자가 된 듯한 회의감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라식수술 한 번 하고 나면 200~300만원인데 일반 질환자들은 3000원이다. 눈 빠지게 1000명을 봐야 300만원이다”면서 “라식수술하다 보면 일반환자 받기가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수지타산 안맞아 못하겠다

신촌에서 개원하고 있는 C전문의는 “수지타산이 안 맞아서 라식을 못 하겠다”고 말했다.

C전문의는 “기계가 4억~5억 정도하고 부수적인 부품까지 합치면 6억 정도된다”면서 “6억만 투자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를 시키거나 새 기계로 바꿔야 환자들이 찾아온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요즘 라식 수술하려고 찾아오는 사람은 웬만한 의사보다 기계를 더 잘 안다”면서 “최신 버전이 아니면 수술하기를 꺼린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젊은 층이 라식수술을 선호하기 때문에 강남에 개원한 젊은 의사들을 선호하는 것도 한 이유”라고 설명한다.

강남에서 라식수술로 유명했던 D개원의도 "요즘은 라식수술하는 곳이 많아서 가격이 점점 떨어지고 있고 기계 업그레이드시키는 비용도 크고, 세금에다 차라리 수술을 하지 않는 것이 속이 편할지도 모르겠다"고 전했다.

환자들도 라식수술의 부작용에 대해 언론이나 인터넷을 통해 많이 접했기 때문에 최신기계가 아니면 걱정이 된다는 입장이다.

의료수가가 낮게 책정돼 사실상 의사들은 비급여에 목을 매지만, 비급여 역시 고가 의료장비의 업데이트와 부작용 등을 고스란히 의사들이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의사들은 하루빨리 제대로 된 의료수가가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7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김도경기자 kimdo@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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