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醫·공단·시민, '약제비 환수 판결' 3人3色
[ 2008년 09월 25일 21시 59분 ]
'과잉처방 약제비 환수'에 대한 의료계와 국민건강보험공단, 시민사회단체의 이견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현재까지 의료계의 완승인 '약제비 환수 판결'을 놓고 각계가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25일 국회에서 열린 건상세상네트워크 주최 '과잉처방 약제비 환수,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사진]에서도 각계 토론자들의 의견이 크게 상충했다.

토론회 연자로 나서는 양승욱 변호사는 "재판부는 의료기관이 요양급여기준에 위배되는 처방전을 발급한 행위가 강행규정인 요양급여기준에 반하는 것으로서, 공단에 대해 불법행위를 구성하는 여부에 관해 강행규정 위반행위가 곧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볼 수 없다고 전제하고 구체적으로 위법성을 검토했다"고 밝혔다.

양승욱 변호사는 "요양급여기준은 상당 부분 의료행위로 인한 환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기준이라 볼 수 있으며, 기준 외 처방이 적법한 것으로 인정되려면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충분한 소명이 필요하다"며 "재판부가 요양급여기준의 입법목적을 협소하게 해석해 위법성을 판단했고, 약제비 손해배상의 문제와 관련해 의료과실을 논할 때의 주의의무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식약청 허가범위 외 의약품 처방은 합리적 절차에 따라 의학적 통제기전이 필요한 것으로 주의의무 범위 내라는 판단은 잘못된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구체적 위법성을 판단할 때 환자안전을 고려해 주의의무 관점에서 설명의무가 필수적이어야 하며, 약제비 환수액이 1000억원이 넘어 건강보험 재정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위법성 판단기준을 확대해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요양급여기준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법성을 띤다고 보아야 하며, 이러한 관점에서 처방에 관한 요양급여기준을 의료기관의 최선의 주의의무와 분리해 서로 다른 판단이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한지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양 변호사는 "이에 위법성 판단기준에 관해 보다 다른 견해가 존재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기회에 의약품 처방에 관한 부분만이라도 진료비보상제도를 개편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연제자인 이평수 전 건보공단 상무이사는 "이번 약제비 환수에 관한 다툼은 의약분업 이후 발생한 것으로 처방자와 약품제공자의 분리로 인해 의약분업 이전 조정(삭감)이라는 개념이 환수라는 개념으로 바뀐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상무이사는 "따라서 약제비 환수 소송의 쟁점은 요양급여기준이나 심사기준 등이 아니고 환수대상 요양기관이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문제의 발생원인은 약품의 구입·제공자의 변화로 조정(삭감)의 개념이 환수의 개념으로 바뀌었음에도 관련 법령에 방법과 절차를 명시하지 않아 관례대로 적용한 것"이라 말했다.

의약분업 이후 '과잉처방으로 인한 비용은 원인행위를 제공한 의료기관이 부담하는 것이 타당하다(2001.10.29)'는 당시 보건복지부의 유권해석을 원외처방 약제비 환수의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고도 했다.

이 전 상무이사는 "근본적인 해결방안은 정부가 법 시행규칙이나 요양급여기준에 관한 규칙을 개정해 이에 대한 근거를 명백하게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이는 건강보험제도 근간의 흔들림, 사회적 혼란과 필요 이상의 갈등을 방지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전철수 대한의사협회 보험부회장은 발표문에서 "급여기준을 초과하더라도 환자에 대한 주의의무를 다해야 하는 의사로서는 현실에서 의학적으로 타당한 처방은 당연한 의무임에도 '비용효과적'이어야 한다는 애매모호한 현행 고시 하에 급여기준 초과를 이유로 해당 약제비를 책임져야 현실의 모순이 있다"며 이번 판결의 의의를 밝혔다.

전 부회장은 "급여기준은 한정된 재원 내에서 어느 정도 급여할 것인가에 대한 공급자와 보험자 간의 '합의사항'이어야 하며, 급여기준 초과 처방을 과잉처방 또는 부당한 의료행위로 봐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어 패널토론회에서는 요양급여기준을 놓고 의견이 상충했다.

이원영 중앙대 예방의학과 교수(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는 "이번 사태의 본질은 행위별 수가 체제라고 본다. 이번 기회를 통해 새로운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기종 한국백혈병환우회 사무국장은 "의협 등 큰 단체에서 적극적으로 건강요양급여기준을 확대하는 것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김태현 민주노총 정책실장은 "이번 문제는 의사의 약제비 처방을 의사의 재량으로 볼지, 아니면 급여기준이 정당성을 갖느냐 여부"라며 "의사라는 전문가 집단이 전문적으로 의료서비스 제공하고, 일반인 참여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요양급여기준은 사회적 합의여서 지켜져야 한다"며 의협과 반대되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홍찬 건보공단 급여관리실 부장은 "현재 한국의 원외처방 약제비 증가속도가 ECD 2위에 해당한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과연 전문가의 입장에서 적정한 지 묻고 싶다"며 "물론 의사의 의학적 판단을 존중해야 하지만, 의사의 전문성과 독자성은 강하기 때문에 주관성 등이 제약해야 할 가이드라인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음상준기자 esj1147@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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