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10월22일thu
로그인 | 회원가입
OFF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여자도 맹장이 오른쪽에 있나요?
[ 2008년 10월 12일 10시 36분 ]
얼마 전 막 퇴근하려는 찰나에 35세 주부 W씨가 휠체어에 실려 진찰실로 들어왔다. 어디가 불편하시냐고 물으니 “체해서 이틀 동안 식사를 하지 못했다”며 “검사는 하지 말고 영양제 한번만 놓아달라”고 했다.

검사는 물론 진찰도 필요 없다고 우기며 영양제 타령만 하는 W씨를 겨우 설득해 문진을 했다. 전날 아침부터 명치가 답답하고 소화도 안 되면서 입맛이 없었다고 했다. 체한 것 같아서 소화제를 먹어봐도 소용 없고 죽이나 물도 거의 못 먹을 정도로 속이 좋지 않으면서 구역질도 난다고 했다. 그러더니 아침부터는 배가 전체적으로 아프고 걸을 때마다 배도 당긴다고 했다.

오른쪽 아랫배를 눌러보니 손을 뗄 때 느끼는 반발압통이 심했다. 아무래도 맹장염이 의심돼 검사를 권했더니 몇 년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지만 영양제 한방에 말끔히 나았다며 검사를 받지 않겠다고 버텼다. 할 수 없이 검사를 안 하면 영양제를 처방해 주지 않겠다고 반쯤 협박해서 혈액검사와 초음파검사를 실시했다.

검사 결과는 예상대로 맹장염이었다. 정상 범위가 4천~1만/㎣ 정도인 백혈구 수치가 2만/㎣까지 증가된데다 맹장이 곧 터질 것처럼 부어 있었다. 상황을 설명하고 수술을 권했다. 그런데 W씨의 대답이 의외였다.

“남자는 맹장이 오른쪽에 있지만 여자는 왼쪽에 있잖아요. 저는 오른쪽 아랫배가 아픈데 어떻게 맹장염일 수가 있어요? 수술하지 않을 겁니다.”

여자도 남자와 똑같이 오른쪽에 맹장(충수돌기)이 있다고 설명하고 아무리 설득을 해도 W씨는 수술에 동의하지 않았다. 영양제만 맞으면 증상이 나아질 것이라며 마냥 기다리고 있었다. 덕분에 필자도 ‘5분 대기조’처럼 상황을 지켜보며 수술 동의만을 기다렸다. 밤 8시가 되자 더 이상 통증을 버티지 못한 W씨가 먼저 수술을 해달라고 했다.

복부 절개로 인한 흉터가 생기지 않도록 복강경을 이용해 1시간 정도 수술했다. 다행히 맹장이 터지기 전이라 무리없이 수술을 마쳤으며 수술경과도 좋았다. 수술 다음날 퇴원하는 길에 W씨가 진료실에 들렀다. 그리고 병을 고쳐 줘서 감사하다며 필자에게 커다란 화분 하나를 주고 갔다.

전문용어로 ‘충수돌기염’이라고 하는 맹장염은 한때 우리나라에서 입원 다빈도 질환 1위에 오른 적이 있을 정도로 매우 흔하다. 대부분 급성으로서 반드시 수술을 받아야 하며 수술 시기를 놓치면 복막염이나 복강내 농양 같은 무서운 합병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맹장염을 판단할 수 있는 대표적인 증상은 압통과 반발압통이다. 손으로 오른쪽 아랫배를 눌렀을 때 아프고 뗄 때 심한 통증이 느껴지면 맹장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더 정확한 것은 혈액 검사에서 백혈구 수치가 높은 편인지, 초음파 검사에서 맹장의 크기가 많이 부풀어 있는지, 소변 검사에서 혈뇨나 염증이 나타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한 후 진단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맹장수술은 아주 간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환자마다 증상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경험이 적은 의료진에게 수술을 받다가는 자칫 큰 낭패를 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수술은 대개 충수돌기를 절제해내면 끝난다. 그러나 간혹 뱃속에 관을 넣어 고여 있는 농양이나 찌꺼기를 밖으로 뽑아내는 경우도 있다.

기존의 개복수술에서는 오른쪽 아랫배를 5~10cm 정도 절개한 다음 맹장을 떼어낸다. 이렇게 하면 복부 근육과 근막이 절제돼 어느 정도 통증이 생긴다. 이 통증이 완전히 사라지려면 최소 4주 정도 걸린다. 이와 달리 복강경수술은 배꼽 아래 세 군데를 0.5cm 정도만 절개한다. 그 덕분에 개복수술에 비해 통증이 적다. 회복 또한 빨라 2~3일 후면 정상적인 활동이 가능하다. 흉터가 작아서 미용적으로도 좋다.
헬스조선 webmaster@healthchosun.com
이기자의 다른뉴스보기
무통장입금 정보입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명지병원, 故 이건희 회장 주치의 이강우 교수(삼성서울병원 재활의학과) 영입
대전성모병원 김동기·이동창 교수, 대한이비인후과학회 최우수 구연상·최우수 포스터상
조재우 교수(고대구로병원 정형외과), 대한골절학회 최다논문상
대한의사협회 부회장 백현욱·의무이사 오동호·정보통신이사 유소영外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의약품광고심의위원회 위원장 김성진·부위원장 이준희·장춘곤 外
배기수 교수(아주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제100회 어린이날 옥조근정훈장
이병훈·심재앙 교수팀(길병원 정형외과), 대한골절학회 올해 우수 구연상
남가은 교수(고대구로병원 가정의학과), 한국여자의사회 제4회 젊은의학자 학술상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 김성중(조선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최정웅 영경의료재단 전주병원 이사장, 아동보호사업 기금 4000만원
김영주 교수(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제13회 한독여의사학술대상
박찬흠 교수(한림대춘천성심병원 이비인후과), 대한이비인후과학회 학술상
조수진 교수(한림대동탄성심병원 신경과), 제26회 JW중외학술대상
서정건 연세서내과 원장 장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