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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러운 세상, 이비인후과로 가라?
[ 2008년 10월 15일 03시 11분 ]
김대혁(30세)씨는 아침에 일어나는데 ‘핑’하고 어지러워 넘어질 뻔 했다. 빈혈이거나 감기인가 싶어 병원에 가보려는데, 직장동료 김원태(31세)씨가 자신도 예전에 비슷한 증상을 겪었다며 ‘이비인후과’에 한번 가보길 권했다. 이비인후과를 찾아가니 진단을 하던 의사는 ‘양성 돌발성 체위형 어지럼’라고 말했다.
흔히 어지러우면 사람들은 빈혈이 있나 보다고 추측하지만 실제 어지럼증이 생길 수 있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쉽게는 멀미를 하거나 높은 곳에 올라갔을 경우나 뇌의 손상이나 신경계에 이상이 있는 경우에도 어지럼증을 느끼게 된다. 이비인후과적으로는 내이의 기능장애에 의해 어지럼증이 생길 수 있는데, 이런 경우 대부분 회전성 어지럼증을 느끼게 된다.
비회전성 어지럼증은 비전정계 어지럼증이라고도 하며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아찔아찔하고 붕 떠 있는 느낌이 들며 심하면 실신까지 하는 경우도 있다. 손발이 저리거나 집중력이 떨어지고 긴장성 두통을 흔히 동반하게 되는데, 이는 전정계의 이상보다는 스트레스, 과호흡, 부정맥, 기립성 저혈압 등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내이에는 소리를 전달하는 청각 기관과 함께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 전정 기관이 있다. 전정기관은 수직, 수평 이동과 같은 직선상의 움직임 뿐 아니라 머리를 돌리거나 몸을 움직일 때 회전 운동을 감지하여 중추 신경계인 뇌와 정보를 주고받아 몸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게 한다. 여기에 이상이 생기면 어지럼증을 느끼게 되는데, 대표적인 이비인후과적 어지럼증은‘양성 돌발성 체위형 어지럼’, ‘전정신경염’, ‘메니에르 질환’ 이 있으며, 뇌출혈이나 뇌경색과 같이 생명을 위협하는 중추신경계의 질환과는 달리 적절한 치료로 충분히 호전될 수 있다.
양성 돌발성 체위형 어지럼은 이름 그대로 갑자기 머리나 몸의 위치를 바꿀 때 생기는 어지럼증이다. 전형적인 증상으로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나 누워서 고개를 돌릴 때 갑자기 핑 도는 어지럼증을 심하게 느끼게 된다. 어지럼증은 보통 30초 이내에 끝나지만 그 후로도 어지러운 느낌을 몇 시간 내지는 하루 종일 느낄 수 있다. 또한 아침에 더 심하고 오후에는 가벼워지는 것이 보통이다. 이는 50대 말부터 60, 70대에 잘 발생하므로 중풍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로는 귓속 세반고리관 내에 부유하는 이석(작은 돌조각)이 원인이 된다. 교통사고와 같이 머리를 심하게 부딪치는 충격이 있은 후에 생길 수 있고, 다른 귀질환과 동반하여 생기는 경우도 있으며 노화과정에서 퇴행성으로 생기는 경우도 있다. 이는 세반고리관 내 이석을 배출시키는 ‘반고리관 결석정복술’ 로 쉽게 치료 할 수 있다.
전정신경염은 과로를 하거나 심하게 감기를 앓고 난 다음 바이러스가 내이를 침범하여 생기는 것으로 갑자기 심한 어지럼증과 함께 메스꺼움과 구토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증상초기 심한 경우 가만히 있어도 눈을 뜨면 심하게 어지러워 눈을 감고 있게 되며, 병변쪽으로 고개를 갸우뚱하고 기울이게 되거나 똑바로 걷지 못하고 한쪽으로 치우치게 걷게 된다. 어지럼증이 여러 날 지속되지만 이명이나 청력장애는 없는 것이 특징으로, 약물치료와 전정 재활 운동을 통하여 회복할 수 있다.
메니에르 질환은 어지럼증과 함께 특징적으로 귀 안에 물이 꽉 찬 느낌과 이명(귀울림)이 심해지면서 청력 저하를 동반하는 질환이다. 아직 병리와 발병 기전이 완전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내이의 내림프 수종이 주된 병리 현상으로 이해되고 있으며 급성 어지럼증의 가장 대표적인 내이질환이다. 보통 어지럼증이 수 시간 동안 지속되고 균형 장애는 수일간 지속될 수도 있으나 발작과 발작 사이에는 어지럼증이 전혀 없고 청력도 호전되는 것이 특징이다. 어지럼증이 자주 재발할수록 청력이 저하될 수 있어, 적절한 약물 치료가 필요하며 어지럼증이 약물로 조절되지 않는 경우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이 어지러워서 이비인후과를 찾게 되면 시행하는 검사를 전정 기능 검사라고 하는데 이는 몸의 평형을 유지하는데 기여하는 여러 기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전기 안진 검사는 암실에서 시행하게 되는데, 양측 전정기관의 신호의 불균형에 의한 자발 안진이 있는지 알아보고, 여러가지 시각 자극으로 안구의 움직임을 유발하여 이를 측정하는 것으로 여기서 이상이 나타나면 대뇌나 소뇌, 뇌간 등의 중추신경계의 기능적인 이상을 의심할 수 있다. 온도 안진 검사는 양쪽 귀에 찬물과 더운물을 넣어서 안구의 움직임을 유발하여 양측 전정기관의 반응을 비교하게 되는데 일부러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각 개인별 자극에 대한 감수성은 차이가 있지만 검사 시 어지럼증을 느끼는 것이 정상이고, 아무런 반응이 없는 경우 전정기관의 이상이 있는 것이다. 그 외에도 회전의자 검사나 동족 자세 검사 등을 시행할 수 있다.
이비인후과적인 어지럼증의 전형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다.
□ 가만히 있어도 눈을 뜨면 주위가 심하게 빙글빙글 돈다.
□ 특정 방향으로 고개를 움직이면 핑 도는 어지럼증이 유발된다.
□ 어지러우면서 속이 미식거리고 토할 것 같다.
□ 어지럼증이 반복해서 나타난다.
□ 어지러우면서 동반하여 소리가 잘 안 들린다
□ 어지러우면서 귀가 물에 잠긴 것처럼 꽉 막힌 것 같다.
□ 어지러우면서 귀에서 윙-, 쏴- 소리가 난다.
□ 몸의 중심이 잘 안 잡히고 한쪽으로 치우치게 걷게 된다.
[도움말 :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이비인후과 한수진 전문의]
김우정 헬스조선 기자 kwj@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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