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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국정감사와 서울아산병원 제왕절개
[ 2008년 10월 22일 22시 57분 ]
최근 보건복지가족부 국정감사로 의료계 안팎이 떠들썩하다. 국회 복지위 의원들이 의료계 주소를 짚어보고 향후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국감자료를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몇몇 의원들은 자신들의 의견을 피력하기 위한 수단으로 주먹구구식 자료를 공개하고 있어 눈살이 찌푸려진다.
지난 21일 심사평가원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양승조 의원이 발표한 자료가 대표적이다. 양 의원은 이 날 WHO의 권고치보다 2배 이상 높은 국내 제왕절개분만율을 지적하기 위해 ‘제왕절개에 따른 보험급여청구 상위 10위 기관’을 배포했다.
제왕절개 분만은 산모사망, 감염, 응급 전자궁적출술, 수술 중 신생아 절개, 신생아호흡곤란증후군 등의 위험성이 있음에도 복지부나 심평원은 실태조사조차 하고 있지 않다는 게 요지였다.
이 자료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은 2004년, 2005년, 2007년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제왕절개 보험 급여 청구를 가장 많이 했다. 2006년에는 삼성서울병원이 1위였다.
하지만 서울아산병원은 이 같은 수치에 할 말이 많다. 22일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이는 불합리하고 무의미한 데이터”라며 “병원 규모가 크고 환자들이 많이 몰려 제왕절개 건수가 많은 것일 뿐 불필요한 수술은 하지 않는다”고 강변했다.
제왕절개에 대한 위험성과 함께 건수가 많은 병원을 공개한 것은 마치 제왕절개를 가장 많이 시술한 병원들이 부도덕한 기관인 듯한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당 병원들은 제왕절개 시술이 뛰어나 순산이 어려운 소위 고난위 중증도 산모들이 몰린다. 실제로 이 병원은 국내서 가장 위험한 산모들이 찾는다. 분만을 안하는 개원가나 난산 가능성이 있는 산모를 중소병원서 전원하는 케이스가 상당수이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우리는 대학병원의 사회적 의무를 성실히 수행하기 위해 위험있는 산모들에게만 불가피하게 제왕절개를 시술한 것”이라며 “제왕절개 분만율이 타 병원보다 월등히 낮은 것이 그 증거”라고 강조했다.
보통 타 병원의 제왕절개 분만율이 30~40%인데 비해 서울아산병원은 15~20%에 불과하다. 즉, 서울아산병원이 제왕절개 수술을 많이 시행하긴 했지만 건수 대비 최소한의 수치였다는 얘기다.
양 의원은 이 같은 사항을 자료 말미에 언급했을뿐 세부 내용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양승조 의원 측은 “일선 병원을 매도할 의도는 아니었고 제왕절개 분만율이 높은 기관을 지적하기 위함이었다”며 “심평원의 제왕절개 분만율은 ‘높음’과 ‘낮음’으로만 구분돼 있어 그 분량이 방대해 공개하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오해의 소지가 있는 자료 공개는 죄 없는 일선 의사나 의료기관들에게 피해를 전가시키는 꼴이며 나아가 국민과 의료계의 불신을 가중시킬 수 있다. 단순한 자료이지만 무차별적 공개가 진정 의료계를 위하는 마음에서 작성된 것인지는 한번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신의연기자 su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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