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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의사 75% "괜히 의사 했어" 후회
[ 2008년 10월 31일 03시 10분 ]
국내 의사들의 직업에 대한 만족도가 다른 나라보다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의료업이 부정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인식 또한 한국 의사들에게서 높게 나타났다.
이는 모 제약회사가 북미 및 유럽, 아시아 등 13개국 의사 174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통해 밝혀졌다. 이번 결과는 지난 10월 15일부터 4일간 서울에서 열린 세계의사회(WMA) 특별포럼에서 소개됐다.
한국의사 4명 중 3명 의료업 ‘부정적’
의료업의 전체적인 방향이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는 ‘긍정적’이라는 답변이 56%로 높았지만, 유럽․북미 및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는 의료업이 ‘부정적’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우려가 존재했다.
특히 한국 의사들의 경우 단 5%만이 ‘긍정적’이라고 답해 세계 평균과 상당한 차이를 드러냈다. 미국의 경우 ‘긍정적’이라는 답변이 4%에 불과했어도 ‘부정적’이라는 답변이 44%에 그친 반면 한국은 ‘부정적’이라는 답변이 79%로 조사국가 중 가장 높았다.
조사국가 중 의료업의 방향이 ‘긍정적’이라고 답한 국가는 인도(78%), 중국(77%), 호주(50%) 순으로 높게 나타났고, ‘부정적’이라는 답변은 한국(79%)을 비롯해 일본(79%), 독일(65%), 프랑스(52%), 미국(44%) 등 비교적 의료선진국 의사들에게서 많이 나왔다.
의사 경험에 대한 만족도 최하위권
의술을 행하는 의사로서의 경험에 대한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세계 평균이 7.06, 아시아 평균이 7.25로 높은 편이었지만, 한국 의사의 만족도는 5.60으로 크게 떨어져 일본과 함께 최하위권에 해당됐다.
의사 직업에 대한 만족도는 여러 가지 요인에 따라 결정되는 것으로 조사됐으나, 모든 지역에서 “환자들과의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는 문제”라는 응답이 공통적으로 언급됐고, “의사로서 적절한 보상을 받는 것”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요인으로 확인됐다.
의사로서 불만을 느끼게 되는 원인으로 북미는 ‘보험사와의 갈등’을, 유럽은 ‘행정적 작업’을, 아시아는 ‘환자에 대한 케어 제한 및 비용 관리’를 가장 많이 꼽았다.
“제3자 간섭 때문에 전문적 판단 따른 치료 못해”
“의사로서의 전문적인 판단에 따라 필요하다고 생각한 치료를 보험사나 정부가 요구하는 치료지침 때문에 실천하지 못한 경우가 얼마나 자주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한국 의사의 84%가 “항상 또는 자주 있다”고 답해 전 세계 평균 28%에 비해 월등하게 높을 뿐만 아니라 조사국가들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보험사나 정부가 요구하는 치료지침이 환자의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응답도 세계 평균 43%의 2배를 넘는 89%에 달해 한국 의사들이 제3자로부터의 간섭과 규제에 상당한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진료시간 점차 줄어들고 있다
환자를 보는 진료시간의 증감에 대해 북미와 유럽의 의사들은 “감소하고 있다”는 응답이 과반수를 넘었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감소하고 있다는 응답이 한국(38%)에서 가장 많이 나왔다. 그 이유로는 행정적 업무 증가, 의료전문가의 부족, 보상 부족 등이 꼽혔다.
전 세계 대부분의 의사들이 환자와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또 의사가 시간에 대한 제약이 적을수록 환자의 건강상의 결과가 좋아진다고 생각했다.
의사와 환자와의 관계 변화는 전 세계적 현상으로 나타났다. 환자들이 과거에 비해 질병에 대해 아는 것이 많아졌고, 이에 따라 환자의 기대 수준도 상승하고 있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의료제도 개혁 위해 의사들 목소리 더 키워야
대부분의 국가들이 의사협회나 의사 노조가 어느정도 유용하다고 답했고, 한국의 경우 74%가 ‘효과적’이라고 답했다. 의사의 이해에 가장 부합하는 단체는 지역을 불문하고 ‘의사협회’를 꼽았고, 그렇지 않은 단체로 대중매체와 의료보험사 및 공단, 정부지급기관이 언급됐다.
세계 의사들이 가장 많이 동의하는 명제 TOP3로 ‘의료제도 개혁을 위해서는 의사들의 리더십이 필요하다’(90%)와 ‘정부의 의료계 개입 축소는 모두를 위해 좋은 일이다’(68%), ‘의사들은 치료에 대한 결정권을 타인에게 빼앗겼다’(46%)가 선정됐다. TOP 3 명제들에 대해 한국 의사들의 응답률은 모두 평균 이상인 96%, 89%, 81%로 높게 나타냈다.
의료계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 의사들이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데 전 세계 의사들 88%가 ‘그렇다’고 답했는데 한국은 99%로 조사대상국 중 가장 높은 응답률을 나타냈다.
백성주기자 paeksj@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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