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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馬不死(대마불사) 대학병원 공식 깨지나
[ 2008년 11월 02일 22시 05분 ]
대학병원의 호시절은 끝난 것일까? 그동안 녹록찮은 병원 환경에도 불구하고 경영위기의 성역으로 여겨지던 일부 대학병원이 최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지난 2005년 말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경영상 어려움’을 이유로 상여금 지급이 지연된 이후 최근 한양대병원에서도 임금체불 사태가 벌어져 대학병원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급여의 일부인 상여금이 3일 뒤에 지급된 것을 차치하고서라도 5% 후반대 물가상승률에도 못미치는 4% 임금인상분과 소급분을 지급하지 못한 대학병원의 경영 실정은 의료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 2005년 12월말 개원 이래 처음으로 여의도 성모병원이 상여금을 일주일 정도 지연해서 지급한 바 있으며, 성격이 다르지만 이대 동대문병원의 폐원과 목동병원 등 교직원의 임금삭감도 대형병원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사상 유래없는 임금체불 사태는 중소병원의 몰락에서도 굳건한 위치를 지켰던 대형병원의 자존심을 흔들고 있지만, 문제는 이 같은 사태가 오래 전부터 예고됐다는 분석이다.
1000병상을 넘어 2000병상 시대를 연 대형병원들은 무한 확장을 거듭해왔다. 규모를 통한 생존이 대형병원의 생존공식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이 과정에서 초대형병원과 대형병원이라는 신(新)양극화가 발생하고, 부익부빈익빈의 여파가 중급 대형병원의 고민으로 떠올랐다. 임금체불은 이에 해당하는 병원들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증명한다.
지난 1972년 아시아 최대 규모로 개원했던 한양대병원은 병원계의 지각변동을 거쳐 현재 대학병원으로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년 간 서울아산병원과 삼성서울병원 등 초대형병원의 출연으로 위상 하락을 실감해야 했다.
여기에 더해진 것이 건국대병원의 출현과 물량 공세를 통한 공격적 경영이다. 바로 이웃한 한양대병원에는 직격탄이 떨어진 상황이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발표한 진료비청구액의 대학병원 순위를 살펴보면 지난 2007년 850억9000만원으로 30위 문턱에 간신히 오른 한양대병원이 2008년 상반기에는 3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규모의 한계는 환자 및 수입 감소, 경쟁력 하락이라는 악순환을 거듭하게 하는 주요 요인이다. 재정력이 뒷받침 되지 못하다 보니 물심양면 재단의 도움을 받고 있는 병원과의 경쟁에서도 밀려날 수밖에 없다.
소위 촉망받던 대형병원 종사자들이 겪은 임금체불의 여파는 안정적인 직장의 대명사로 불리던 대학병원의 위상을 흔들기에 부족함이 없는 것.
이번 한양대병원에서 발생했던 임금체불 역시 구조적이고 전반적인 경영부실이 문제로 지적되면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더 이상 가만히 있어서는 낙오될 수밖에 없다는 냉혹한 현실을 모두 인지한 듯하다.
이런 일이 잦아진다면 ‘大馬不死(대마불사)’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최근 세계 금융시장이 겪고 있는 대형금융기관의 도산이 줄을 잇듯 의료계 또한 이 같은 현상에서 예외가 아닐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직 속단하기는 이른 법. ‘썩어도 준치’듯이 국내 의료계를 이끌고 있는 대학병원의 저력으로 현명한 사태파악 해결능력을 키움과 동시에 실질적인 병원 살리기 움직임을 통해 예전의 명성을 복구할 수 있을지 관심이 높다.
노은지기자 esj1147@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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