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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내시경점막하박리절개술(ESD)
[ 2011년 09월 29일 02시 05분 ]
[초점]치료중단 사태로 이어지며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던 내시경점막하박리절개술(ESD)이 극적으로 되살아났다.
 
보건복지부가 29일 ESD의 급여전환을 결정하면서 2cm 이하의 조기 위암에만 시술토록 한 지난 9월1일 결정을 뒤집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안과나 병리과의 수가가 대폭 인하될 때와 마찬가지 상황이 연출됐지만 모르쇠로 일관했던 복지부가 이번에는 관련 학회 의견을 대폭 수렴하고 한 발짝 양보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이례적이다.
 
28일 복지부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개최한 제7차 의료행위전문평가위원회 회의 결과를 공개하고 ESD의 시술범위 확대와 수가인상 결정을 발표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기존 2cm 이하에 위암만을 시술토록 했던 고시에서 나아가 이 기준을 넘어선 위암은 물론 식도암과 대장암에 대해서도 적응증을 인증하기로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ESD는 신의료기술로써 잠재력이 있는 시술이므로 시술범위를 확대한다”면서 “이에 따라 환자들이 기존 ESD가 다뤄왔던 시술 대부분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확대된 적응증 범위에 대해 복지부는 보험재정 지출의 부담을 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복지부는 이날 행위전문가위원회 회의 결과를 토대로 기존 2cm 이하의 위암을 제외한 나머지 적응증에 대해 본인부담금 100%로 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본인부담금 100%인 경우 건강보험공단에서 보험금을 보장해주지는 않는 만큼 환자 본인이 전액 부담해야 한다.
 
대신에 치료에 발생하는 비용을 정부가 수가고시를 통해 확정해 주기 때문에 비급여 일 때 보다 싸다.
 
종별 가산율을 제외하고 행위료와 치료재료비 등을 합치면 1회 치료에 70만원 안팎이 소요될 것으로 복지부는 내다보고 있어 비급여일 때 보다 약 30~40만원 가량 환자들의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의료계 관계자들은 “비급여 당시와 비교했을 때 급여전환에 따른 충격은 예상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 된다”며 “원가에 못 미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정도만 해도 병원 입장에서 큰 무리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만큼 ESD가 다시 활성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화기내시경학회 "환영"
 
건정심과 복지부 장관의 결정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지만 사실상 ESD 적응증이 원상복귀 됐다는 점에서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9월 한 달 간 복지부의 적응증 제한 조치로 어쩔 수 없이 예약환자를 뒤로 미룰 수밖에 없어 의사로서 겪었던 고초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던 탓이다.
 
소화기내시경학회 최황 보험이사는 복지부의 발표를 지켜보고 난 뒤 “고시개정 결정이 나기까지 수차례에 걸쳐 복지부를 비롯해 유관학회 등과 머리를 맞대고 논의한 결과가 성과로 이어졌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학회 차원에서 가장 주력했던 부분이 바로 ESD 적응증 확대였던 만큼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는 의미에서다.
 
학회 ESD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설상영 위원장 역시 “복지부가 이번에 열린 자세로 의미 있는 결정을 내려줬다고 생각한다”며 “그동안 마음 고생해왔던 환자들에게 보다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고시개정안에서 절개에 필요한 치료재료에 대한 수가는 반영됐지만, 지혈기구에 대한 부분이 반영되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설상영 위원장은 “전체적인 치료 과정에서 일부분만 인정해줬다는 점은 앞으로 고민해야 할 문제”라며 “당장 발등에 떨어진 급한 불은 끈 만큼 이 부분은 차차 개선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적응증 확대 조건으로 '안전장치' 전제
 
복지부는 이번에 전격적인 고시 개정안을 내놓으면서 몇 가지 단서 조항을 달았다. 우선 확대된 ESD 적응증에 대해 여전히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은 만큼 안전핀을 달아 놓은 것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확대된 범위에 대해서는 아직도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면서 “고난이도 기술을 필요로 하는 만큼 의사의 시술경험을 바탕으로 한 시술가능 요건을 만들고, 환자를 등록시키는 등 감시체계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보건의료연구원에서 진행 중인 ESD에 관한 연구와는 별도로 ESD 시술에 따른 만일의 불상사를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생각에서다.
 
이에 대해 소화기내시경학회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최황 보험이사는 “식도나 대장의 경우 천공 발생의 위험이 상당하다”며 “보통 50례 정도의 경험을 갖추기 전까지 5~10% 가량 천공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가 있는 만큼 신중을 기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시체계를 마련하겠다는 복지부의 생각에도 적극적인 찬성의 뜻을 밝혔다.
 
그는 “환자에게 무엇이 옳은지를 생각해 보면 간단한 일”이라며 “현장에서 느끼는 제약이 다소 있을 수 있지만 충분히 감내할 만 하다”고 평가했다.
 
ESD 사태 계기로 의료계가 풀어야 할 숙제
 
이번 ESD 사태가 남긴 교훈은 한가지다. 바로 치료가 중단될 지경에 처할 정도로 사태가 악화일로를 걸었던 데는 모두 소통의 부재가 똬리를 틀고 있었다는 점이다.
 
추석 전 복지부가 학회와 서울 시내 일선 병원장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손건익 보건의료정책실장이 “정부나 학회 모두 국민들의 편의와 안전을 뒷전으로 미뤘던 것은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대해 학회 역시 ESD 사태에 대한 책임을 일정 부분 통감하고 있다.
 
학회 설상영 위원장은 “원만하게 합의를 거쳐 풀 수 있었던 일을 학회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미리 대처하지 못했다는 점을 반성하고 있다”며 “앞으로 이와 유사한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의료계가 개선방안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신의료기술이 발표되거나 상대가치점수 조정에 따른 수가인하 결정이 날 때 마다 비슷한 일들이 되풀이 된다는 점에서 의료계 전체가 고민해야 할 부분이란 소리다.
 
학회 최황 보험이사는 “비단 ESD 사태 뿐만 아니라 의료계 전반에 걸쳐 정책 변화에 안이하게 대응하고 있지 않은지, 정책 당국과 적극적인 소통은 하고 있는지 뒤돌아 볼 필요가 있다”며 “의협 등 의료계가 이번 일을 계기로 변화를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수성기자 ss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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