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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흔한 지방간…무시하다 암(癌) 키워
[ 2008년 11월 26일 02시 55분 ]
지방간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대한간학회 등의 보고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지방간 유병률은 28%에 이르고 있다. 알코올성 지방간 외에 비만,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에 의한 지방간도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당뇨병 환자의 33%, 고혈압 환자의 20.7%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방간은 간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지방간에는 어떤 메시지가 담겨 있을까?
◆지방간 방치하면 간경화·간암으로 진행
김모(67)씨는 근래에 밥을 먹지 않았는데도 배가 불룩하다는 느낌을 받곤 했다. 그러다 며칠 전 부터는 배가 너무 불러 밥 먹는것, 걷는 것조차 힘들어졌다. 의사는 "간경화로 복수가 찬 것이며, 간 크기도 정상의 3분의 2로 줄었다. 지방간을 오래 방치해둔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정상간(왼쪽)과 지방간의 모습. /세브란스병원 제공 지방간이란 전체 간 무게 중 지방이 5% 이상 끼어 있는 상태로 알코올성과 비알코올성으로 나뉜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과다한 음주로 생기며, 비알콜성 지방간은 술을 마시지 않거나 술을 조금(남성은 소주 1.6~1.7잔/일 이하, 여성은 소주 0.7~0.8잔/일 이하) 마시는 사람에게 생기는 것이다.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김도영 교수는 "지방간이란 진단을 받은 환자의 절반은 '그까짓 지방간이 대수냐'며 아무 것도 아니라는 반응을 보인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지방간이 있는 줄도 모르고 있다 나중에 간경화까지 진행된 뒤 병원을 찾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김 교수는 말했다.
지방간을 방치하면 간경화 또는 간암으로 진행될 수 있다. 최근의 한 연구에 따르면 알코올성 지방간의 10~35%는 알코올성 간염으로 진행되며, 알코올성 간염의 8~20%는 간경화로 진행되고, 이중 15%는 간암으로까지 악화된다.
영동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김자경 교수는 "현재까지는 간경화의 주 원인이 B·C형 간염이다. 하지만 최근 원인을 알 수 없는 간경화 환자를 추적해보면 지방간을 방치해두었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의 10%는 비알콜성 지방간염으로 진행되며, 이중 30~40%는 간경화로 악화된다. 김 교수는 "지방간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이 불씨를 놔두면 나중에 큰 불이 될 수 있다. 일단 지방간이 간경화로 진행되면 아무리 좋은 약을 써도 정상 간으로 돌아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방간, 잘 관리하면 100% 정상으로 돌릴 수 있다
대한간학회가 2008년 9월 23일부터 10월 6일까지 177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0%는 지방간 또는 간 염증 수치(SGOT, SGPT)가 상승했던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들 중 절반(52%)은 '지방간이란 진단이 나와도 병원을 방문하지 않는다'고 했다. 간염과 달리 지방간은 생활습관만 교정해도 90~100%는 정상으로 돌아온다. 간 세포가 일부 손상된 지방간염으로 진행된 경우에도 생활습관을 잘 조절하면 70%는 깨끗한 간으로 되돌릴 수 있다.
영동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이관식 교수가 2주간 환자 4명에게 운동과 식이요법을 시킨 결과를 보면 이들의 간 상태는 크게 호전된 것을 알 수 있다. 연구에 참여했던 안모(43)씨의 SGOT(간염증 수치; 정상은 13~37IU/L)는 52에서 43로, 113이었던 SGPT(정상은 7~43IU/L)는 75로 낮아졌다.
이관식 교수는 "금주, 운동, 식습관 변화가 간 건강에 얼마나 중요한 지를 알 수 있다. B·C형 간염은 약물이 주 치료이지만, 지방간은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라고 말했다.
■지방간을 정상으로 되돌리려면
지방간을 정상으로 되돌리기 위한 방법을 영동세브란스병원 영양팀 김선정 과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① 뭘 어떻게 먹나?
간에 지방이 많이 끼었으니 고기는 절대 금물일 것 같지만, 지방간이면서 간 수치까지 높은 경우라면 고기를 먹는 것이 좋다. 간 수치가 높다는 것은 간 세포가 파괴되고 있다는 뜻인데, 고기의 단백질이 간 세포의 재생을 돕는다. 다만 갈비나 삼겹살처럼 지방이 많은 것보다는 살코기 등 지방이 적은 것을 고른다. 전체 식사량은 평소의 3분의 2로 줄여야 한다. 또 인스턴트 음식을 피하고 조리시에는 튀김이나 전보다는 구이, 조림, 찜 등이 좋다.
② 살은 얼마나 빼야 하나
과체중이나 비만이면 체중 감량을 시작해야 한다. 단 급격한 체중 감량은 지방간을 악화시킨다는 점을 꼭 알아야 한다. 짧은 시간에 살을 급히 빼면 체내 지방 분포가 바뀌면서 간에 지방이 더 많이 몰리기 때문이다. 체중 감량의 목표는 현재 체중의 10%를 3~6개월 동안 빼는데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운동은 유산소운동이 좋지만 종목이나 방법은 중요하지 않다.
③ 간장 보호제, 먹어야 하나
지방간으로 진단돼도 이른바 '간장 보호제'를 챙겨먹을 필요는 없다. 간장 보호제를 먹는다고 해서 간에 낀 지방이 없어지지 않는다. 병원에서도 지방간이면서 간염이 의심되는 경우를 제외하면 약을 처방해주지 않는다. 특히 성분을 잘 모르는 건강기능식품은 간에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의사와 상담한 뒤에 복용해야 한다.
④ 술은 마셔도 괜찮나
알코올성 지방간을 정상으로 되돌리려면 3~6개월간 완전 금주해야 한다. 비알코올성 지방간도 술의 높은 열량 때문에 악화될 수 있으므로 지방간이 없어질 때까지 금주하는 것이 좋다. 완전 금주가 어렵다면 마시는 양을 하루 1~2잔 이내로 제한해야 한다. 술 마신 뒤 3일 이상 쉬는 '휴간일(休肝日)'을 잘 지켜야 지방간의 악화를 막을 수 있다.
홍유미 헬스조선 기자 hy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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