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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병원은 인공호흡기 제거하라"
[ 2008년 11월 28일 01시 26분 ]
끊임없이 논란이 되고 있는 존엄사와 관련, 법원이 이를 일부 인정하는 판결을 내려 앞으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서울서부지방법원은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 김모씨(75) 자녀들이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피고(병원)는 원고 김옥경의 인공호흡기를 제거하라”고 28일 판결했다.

회복 가능성이 없는 무의미한 치료는 환자에게 정신적 고통의 무의미한 연장이 될 수 있으며 이는 인간의 존엄과 인격적 가치를 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법원은 “김씨 상태가 해당 병원 의료진뿐 아니라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의 감정결과 김씨는 자발적 호흡이 불가한 상태”라며 “뇌사상태는 아니지만 일반적인 식물인간 상태보다 심각해 의식회복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법원에 따르면 김씨의 기대생존 기간 역시 3~4개월 이내로 현재 절망적인 상태이다. 뿐만 아니라 지금의 치료가 환자 상태에 영향을 주지도 못해 의학적으로도 무의미한 것이 인정된다는 것이다.

법원은 “생전 환자가 의사를 서면으로 작성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것을 미루어 추정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의식불명 되기 전 환자의 종교관, 구두 의사표현, 연명치료에 대한 환자의 반응, 기대생존 기간, 나이 등을 미루어 추정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가족진술서 등의 내용을 미루어 봤을 때, 김씨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고 남편이 3년 전 생명의 위기에 처했을 때 기관절제술을 거부하고 그대로 임종을 맞게 한 적이 있다.

또한 교통사고를 당한 뒤 상처를 보이지 않기 위해 긴팔 옷과 긴 치마를 입는 등 늘 정갈한 모습을 유지하기를 원했으며 가족들에게 기계를 이용한 연명은 바라지 않는다고 누차 말한 바 있다.

법원은 “이 같은 정황으로 미루어봤을 때 김씨는 생명연장 치료에 대한 의사를 표시했던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며 “원고 김옥경은 피고 의료진에 대해 무의미한 치료의 중단을 요구할 권리가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의 인공호흡기를 제거하라”고 판결했다.

한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 김모씨(75) 자녀들은 민사소송에 앞서 '치료중지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기각된 바 있다.
신의연기자 su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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